[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지난달 취임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최근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을 두고 자국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 주석과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이시바 총리. (사진=연합뉴스/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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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총리는 의자에 앉은 채 다른 나라 정상과 악수를 하거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양 손’으로 악수를 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를 두고 일본 언론들은 이시바 총리가 외교 경험이 거의 없다는 지적을 내놨다.
21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산케이신문 등 현지 언론은 이시바 총리가 지난 15~16일 정상회의 기간에 다른 국가 정상과 앉아서 악수를 하고 회의 중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거나 팔짱을 끼는 등 모습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산케이 신문은 “당시 엄숙한 표정으로 행사를 지켜본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는 대조적이었다”고 평가하며 이러한 모습이 ‘외교 결례’라고 짚었다.
이시바 총리의 ‘악수’도 문제가 됐다. 양 정상이 악수를 할 때는 양측이 대등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모두 오른손 한 손으로만 악수를 하지만, 이시바 총리는 시진핑 주석과 악수를 하며 양 손을 맞잡아 잡은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일본은 외교 의전에서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의자 외교’다. 아베 총리가 집권할 시절 한국 요인이 일본에 방문하면, 일본에서는 아베 총리에 화려하고 높은 의자를 제공해 앉게 하고 한국 요인에게는 그보다 살짝 낮은 분홍색의 평범한 의자에 앉게 하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이시바 총리가 8년을 집권한 아베 신조 전 총리나 4년 넘게 외무상을 지낸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에 비해 외교 경험이 거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기야마 신스케 전 주미대사는 “정상이 수십 명 모이는 회의 전에는 인사 요청이 쇄도해 이시바 총리가 앉아서 악수한 것만으로 외교 결례라고 볼 수는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