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유망기업]만성질환 잡는 '절대반지'로 비대면 의료 이끈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 인터뷰
반지형 웨어러블 의료기기 '카트' 출시
24시간 심방세동 질환 모니터링…진단 어려운 환자 진단률 높여
호흡기, 혈관 관련 질환으로 확대 적용
"병원 밖에서도 만성질환자 진단·치료 가능케 할 것"
  • 등록 2020-10-12 오후 4:36:17

    수정 2020-10-12 오후 4:36:17

스카이랩스 웨어러블 의료기기 ‘카트’(CART).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만성질환자 치료·관리는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해 증상 데이터를 모으는 게 중요합니다. 만성질환자가 병원이라는 물리적 한계를 벗어나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는 12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병원 밖에서 증상 모니터링과 데이터를 수집해야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며 “스카이랩스가 선보인 ‘카트’는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는 핵심적인 의료기기가 될 것”이라며 이처럼 강조했다

2015년 이 대표가 설립한 스카이랩스는 최근 반지형 웨어러블 의료기기 ‘카트’(CART)를 공식 출시했다. 카트는 심전도 측정 기능과 함께 광학센서를 이용해 심방세동 환자의 불규칙한 맥박을 확인한다. 심방세동은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고 비정상적으로 뛰는 질환으로, 겉으로는 큰 증상이 없지만 악화하면 뇌졸중(중풍)을 일으키거나 치매 발생 위험을 높인다.

그러나 심방세동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진단률이 낮은 편이다. 기존에는 증상이 있는 환자들이 병원에 방문해 패치를 붙이고 24~48시간 연속 측정하는 방식인 ‘홀터심전도’를 통해 진단을 받았지만, 막상 병원을 가도 뚜렷하게 증상이 나오지 않은 경우도 많아 환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하지만 카트는 손가락에 착용하기만 해도 자동으로 365일 24시간 연속 심전도 측정이 가능하다. 4.6g으로 가벼워 착용 후 일상생활에도 부담이 없다. 측정 데이터는 클라우드 서버에 보관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전송, 지속적인 심방세동이 포착되는 등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으면 된다. 임상 결과 카트의 심방세동 탐지 정확도는 9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카이스트 전자공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DMC)에서 근무하며 5세대(5G) 이동통신을 개발을 전담한 신호 분야 전문가다. 그는 “개인적으로 부정맥 증상이 있어 회사를 다닐 때 응급실도 가는 등 관련 경험이 있었다”며 “5G 이동통신기술을 개발하며 쌓은 노하우로 아예 새로운 영역인 의료 분야로 진출해보고 싶어 창업을 결심,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
카트는 지난 5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8월에는 유럽 의료기기 품목 허가 CE-MDD(Medical Devices Directive)도 획득했다. 이를 기반으로 유럽의 경우 샘플 제품 판매를 논의하고 있고, 중남미를 포함한 10여 개 국가에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우선 국내에서는 병원을 중심으로 이용되고 있고, 연내 온라인을 통해 개인 환자들에게도 카트를 판매할 예정”이라며 “해외시장은 유럽과 북미, 인도 등을 주요 목표로 삼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도 준비 중이다. 글로벌 의료기기 유통업체에서도 사업을 하자는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카트를 단순한 웨어러블 의료기기를 넘어, 다양한 만성질환 관련 데이터를 모아 의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진화시킬 예정이다. 우선 내년에는 심전도뿐만 아니라 고혈압과 호흡기 관련 질환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하드웨어 변경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새로운 질병을 추가할 수 있어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고혈압, 심부전증, 각종 호흡기 관련 질환으로까지 측정 범위를 넓힐 임상 연구에 돌입했다”며 “병원 중심 치료에서 ‘환자 중심 치료’로 의료 패러다임을 전환해 병원 밖 환자에게도 의료 서비스를 폭넓게 제공하는 것이 스카이랩스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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