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국생명 전환주식 발행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의 눈은 ‘태광산업’과 ‘계열사’로 향했다. 금융권에선 지주사가 없는 곳이 흔치 않은 데다 전환주식 발행을 통한 자본 조달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의 모회사인 태광그룹은 아직 지주사 전환이 진행되지 않은 비(非)지주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비지주사 금융계열사 자체가 흔하지 않다”며 “계열사 자본 확충 지원을 위해 그룹 전체가 나서는 것도 이례적인 일이고, 자본 규모도 상당해 어떤 방식으로 자본을 조달할지 주목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금융권 예상 시나리오 중 하나는 태광그룹의 중심인 태광산업의 지원이다. 공식적인 지주사는 아니지만 태광산업이 그룹 한 가운데서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해왔고 자금여력도 탄탄하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태광산업의 재무 구조가 굉장히 탄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태광그룹에서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태광산업의 지원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단독으로 나설 가능성도 있고 계열사들이랑 같이 한다고 해도 태광산업에서 자본확충 지원이 가장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본확충 규모가 큰 만큼 여력이 있는 태광그룹 내 계열사들이 다 같이 나서는 방법도 언급된다. 금융권뿐만 아니라 전체 산업군에서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한 회사가 4000억원을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정관을 바꾼다는 것은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제한이 있는 내용을 고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여러 제한이 있으면 각 계열사들의 지원을 받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정관을 고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계열사 지원에 대해 “현재 법적 요건 등 다양하게 살펴봐야 할 내용이 있어 검토 중”이라고 짧게 밝혔다.
한편 흥국생명은 이달 9일 내부 자금으로 5억달러(발행 당시 5571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했다. 이번 상환으로 지급여력비율(RBC)가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 아래로 내려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4분기부터 이 RBC비율과 함께 킥스가 적용된 건전성 비율이 함께 발표되는 만큼 자본 건전성을 끌어올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