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세계 최대 국부펀드가 즐비한 중동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업계의 시선이 향하고 있습니다. ‘오일 드라이브(Drive)’는 중동 투자시장 소식을 전하는 시리즈입니다. 오일머니에 뛰어드는 글로벌 투자사들의 이야기와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신기술 기반 투자에 집중하려는 중동 현지의 소식을 모두 다룹니다. 국내 기업의 중동 자본 투자유치 소식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상반기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에서 기업 간 인수·합병(M&A) 거래가 다소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부펀드를 중심으로는 굵직한 거래들이 쏟아져 아쉬움을 덜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들이 쇼핑몰, 경매회사, 특정 사업부 등 다양한 M&A 거래 사례를 남겼다. 국부펀드 주도의 비석유 산업을 중심으로 한 직접투자도 최근 15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을 정도다. 하반기에도 다양한 거래가 이들 국부펀드를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어서 업계 시선이 쏠린다.
| (사진=아이클릭아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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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경기침체와 전쟁의 영향으로 M&A와 투자 활동이 주춤했던 올해 상반기 MENA 지역 딜(deal)을 UAE와 사우디 국부펀드들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EY는 걸프협력회의(GCC) 국가 중 UAE와 사우디에서만 98억달러(약 13조원)에 달하는 M&A 거래 152건이 이뤄졌다고 집계했다.
예컨대 UAE에서는 아부다비투자청(ADIA)이 무바달라와 함께 올해 3월 중국계 사모펀드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이 주도한 컨소시엄에 들어가 중국 부동산 대기업 다롄 완다 그룹의 쇼핑몰 사업부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해당 컨소시엄은 83억달러(약 11조 1577억원)를 들여 쇼핑몰 사업부 지분 60%를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ADIA는 또한 지난해 11월 발표한 디지털브릿지의 자회사 랜드마크 디비던드 지분 40%를 인수하는 작업을 올해 4월 마무리했다. 미국 내 인프라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이뤄진 인수로 랜드마크는 현재 북미 전역에 47개 이상 데이터 센터에 투자하고 있다.
이외에도 UAE에서는 아부다비국영지주회사(ADQ)가 세계 3대 경매 회사 중 하나인 소더비의 소수지분 인수를 위해 10억달러(약 1조 3711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사우디에서는 PIF가 23억달러(약 3조원)를 들여 STC 그룹의 타워사업부 지분 51%를 인수해 지역 최대 통신사를 만들겠다고 지난 4월 발표했다.
UAE와 사우디 국부펀드들의 활동은 투자 영역에서도 빛났다. 국부펀드 리서치 기관 글로벌 SWF는 오일 파이브 국부펀드들의 투자 금액이 15년 내 최고치 기록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SWF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오일 파이브에 속하는 △PIF △ADIA △무바달라 △ADQ △카타르투자청(QIA)이 총 58곳에 382억달러(약 51조원)를 투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양국이 오는 2030년까지 비석유 산업의 국내총생산(GDP)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어 남은 하반기뿐 아니라 내년까지도 국부펀드 주도의 M&A 거래와 직접투자가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일례로 UAE는 목표 달성을 위해 투자부, 산업첨단기술부 등 다양한 정부 부처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들은 국부펀드와 협력해 글로벌 기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 석유·가스에 대한 투자보다 재생에너지나 디지털 전환(DX)을 위한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늘어났는데 이런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며 “또한 아시아 지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특히 최근 들어 중국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