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 금융지주사가 속속 출사표를 던질 모양새다. 우리금융지주가 공식적으로 인수전 참여 선언을 한 가운데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등판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지주사 간 리딩금융 쟁탈전이 치열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손해보험업이 약한 이들 금융지주사는 롯데손보 인수를 통해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영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겠다는 전략이다.
| (사진=롯데손해보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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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마감된 롯데손보 매각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우리금융뿐 아니라 다수 원매자(사려는 사람)가 인수의향서를 내면서 유효 경쟁이 성립된 만큼, 인수희망자 중 적격성이 검증된 곳에 실사 기회를 부여하고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LOI를 제출한 게 맞다”며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 실사를 통해 자산현황, 시너지 가능성, 적정 가격 등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여기에 신한금융도 강력한 잠재 후보군으로 꼽힌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신한금융이 지난해부터 롯데손해보험 인수 검토를 진행해 온 것으로 전했다. 내부에서 ‘손해보험사 인수 필요성’ 대한 목소리가 컸다는 게 신한금융 안팎 의 전언이다. 신한금융 한 관계자는 “최근까지 신한금융과 롯데손보에서 구체적인 매각가격이 서로 오간 것으로 안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보험사 인수 가능성을 내비쳐온 하나금융 역시 이번 인수 시나리오에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지주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발휘하고 종합전략을 짜기 위해선 보험사가 필요하다는 게 하나금융 안팎의 평가다. 시장에서는 LOI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서 롯데손보 매각 본입찰엔 더 많은 원매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며 금융지주가 롯데손보를 관심 있게 지켜봐왔다고 평가한다. 신한·하나금융이 손보사 인수에 관심을 두는 배경으론 무엇보다 실적 때문이다. 리딩금융을 가르는 주요 변수로 ‘손보사’가 꼽힌다. 지난해 리딩금융 자리를 지켜낸 KB금융은 4조 6319억원의 순익을 냈다. 그중 KB손보(7529억원)와 KB라이프(2562억원)를 합한 연간 순익은 1조원이 넘었다.
반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포트폴리오상 손보사(신한EZ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가 있지만 존재감은 미약하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순익(4조 3680억원) 가운데 신한EZ손보(-8억원)와 신한라이프(4724억원)의 연간 순익은 4716억원 수준이었다. KB금융 보험계열사와 비교하면 반절에도 못 미치는 성적이다.
손보사 이익 체력이 약하다 보니 생보사가 우수한 성적을 거둬도 부진을 상쇄하는 데 한계를 보인 것이다. 롯데손보는 2023년 당기순익 3016억원을 거두며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관건은 ‘몸값’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 매물 중 금융지주사의 욕심을 채울 물건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롯데손보가 M&A 시장에 나왔다”며 “롯데손보의 몸값이 1조원 후반대에서 2조원대까지 다양하게 언급되고 있는데 결국 최종 가격을 누가 얼마나 써낼지가 핵심이다”고 말했다.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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