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지난 9월 13일 접수를 마감한 2025학년도 고려대·연세대 수시모집에서 최초합격한 수험생 46.1%가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40.6%보다 5.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상위권 대학도 최초합격자 이탈 현상에서 예외가 아니어서 장학금 확대 등 대학 간 ‘인재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 2025학년도 연세대·고려대 수시모집 최초합격자 등록 포기 현황. (자료 제공=종로학원) |
|
19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5학년도 고려대·연세대 수시 최초합격자 4854명 중 2236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연세대의 경우 최초합격자 1033명(47.5%)이 등록하지 않았다. 지난해 784명(36.4%)보다 249명(31.8%) 증가한 수치다. 고려대는 최초합격자 1203명(44.9%)이 등록하지 않아 작년 1143명(44.1%)보다 포기자가 60명(5.2%) 늘었다.
의과대학 등록 포기 사례도 증가했다. 연세대 의예과는 수시 최초합격자의 41.3%가 등록을 포기했다. 이는 지난해(30.2%)보다 11.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고려대 의예과 합격자 중에선 55.2%가 등록하지 않아 포기율이 전년(50.7%) 대비 4.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계·이공계 등록 포기율도 높았다. 연세대는 수학과(72.7%)와 첨단컴퓨팅학부(71.6%)가, 고려대는 전기전자공학부(65.2%)·물리학과(64.5%) 등이 높은 등록 포기율을 기록했다. 인문계열 등록 포기율도 47.7%로 작년(37.8%)보다 10%포인트 이상 올랐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자연계열 등록포기자 증가는 의대 증원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며 “의대 모집인원 확대로 지원자가 늘다보니 중복 합격자도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대에서도 2025학년도 수시 자연계 최초합격자 중 115명(8.6%)이 등록을 포기했다. 특히 약대의 경우 미등록률이 전년 14%에서 올해 23.3%로, 치대는 14.7%에서 47.1%로 상승했는데 이들 중 상당수가 의대로 진학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학령인구 감소에 더해 최근 의대 정원까지 늘어나면서 대학들의 인재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수시모집의 경우 수험생들은 최대 6곳까지 지원할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한 곳만 선택해야 해서다. 최초합격자가 많이 빠져나갈수록 차점자(추가합격자)들의 합격이 늘어나고 이는 장기적으로 해당 대학 입시 결과에도 영향을 미친다.
상위권 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한양대는 작년부터 수시 최초합격자 입학 시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는 학과를 7곳에서 15곳으로 늘렸다. 경희대는 지난해부터 ‘예비 대학’ 개최 시점을 2월에서 12월로 당겼다. 최초 합격자들의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올해 예비 대학은 수시 최초합격 발표(13일) 다음 날인 지난 14일에 열렸다. 경희대 관계자는 “예비 대학 참가 학생·학부모들이 학교 내부를 구경하고 교수들의 특강 프로그램을 듣도록 했다”며 “애교심을 갖도록 해 최초합격자 이탈을 막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