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눈’으로 보험금 30억 챙겨...‘뿔난’ 보험사, 결말은

5년간 5개 회사 3933회 티눈 치료로 약 30억 타내
최근 '냉동응고술' 둘러싼 보험금 지급 여부 분쟁 늘어
병원 20군데 옮겨다니며 요일별로 치료받아
아버지도 같은 방법으로 보험금 청구하다 덜미
  • 등록 2024-12-16 오후 9:14:06

    수정 2024-12-16 오후 9:14:06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발바닥에 난 티눈을 치료하겠다며 30억원 넘는 보험금을 수령한 가입자의 보험 계약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사진=게티 이미지)
16일 양승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이 내놓은 보험법 리뷰 ‘티눈 수술보험금 부정 취득 관련 판례 검토’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8건의 소송이 진행됐고 처음 4건은 보험회사가 패소했지만 지난해 5월부터는 보험회사 승소 취지의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A씨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개 보험회사에 18건의 정액보장형 보험에 가입한 후 티눈 치료를 목적으로 3933회의 냉동응고술을 시술받고 총 30억원이 넘는 수술보험금을 지급받았다.

이에 의문을 품은 보험회사들은 A씨에게 2017년부터 8건의 소송을 제기했다.

냉동응고술이란 티눈 등의 병변부를 냉동손상해 조직 괴사를 발생시킴으로써 괴사 조직이 탈락되고 새로운 조직이 재생하도록 하는 치료 방법이다. 최근 몇 년간 티눈 치료 목적의 냉동응고술 시행과 관련한 수술보험금 지급 여부를 둘러싸고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8건의 소송에서 보험회사의 승패를 좌우한 건 A씨가 보험금 부정취득 목적으로 보험에 가입해 민법 제103조(반사회질서 법률행위)에 따라 보험계약을 무효로 볼 것인지였다.

처음 2건의 소송에서 법원은 다수의 보험계약에 가입하고, 과도한 보험료를 청구하는 등 의심할 만한 사정은 있지만 티눈은 재발이 쉽다는 이유 등을 들어 보험금 부정취득 목적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지난해 5월 판결은 A씨가 보험금을 부정 취득하려 했다는 의도를 인정했다.

법원은 ▲A씨의 수입 대비 보험료가 과다하고 ▲단기간 다수보험계약을 체결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는 점 ▲병명·치료내역에 비해 치료 횟수와 기간이 잦고 길다는 점 ▲지급받은 보험금이 지나치게 과다한 사실 등을 근거로 들었다.

또 A씨가 인접하지 않은 지역의 병원 20여군데를 옮겨 다니며 요일별로 다른 병원에서 치료받았고, A씨의 아버지도 같은 시술로 다액의 보험금을 청구한 사실도 보험회사에 유리한 정황으로 판단했다.

양승현 연구위원은 “지난해 5월 판결은 사실관계와 보험계약의 선의성과 보험단체 구성원 전체의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타당한 결론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뒤에 언급된 세 개의 근거는 향후 다른 보험 관련 분쟁에서도 보험금 지급 여부 판단 시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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