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교보생명 풋옵션 분쟁 2차 집중심리 시작...‘애매한 결론’의 향방은

4일부터 영국서 집중심리 진행
양쪽 입장 반씩 들어준 ‘애매한’ 1차 결론
이번주 공방전이 핵심...최종 승기는 누구에게
  • 등록 2024-03-04 오후 7:34:00

    수정 2024-03-04 오후 7:34:00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재무적 투자자(FI)인 어피니티컨소시엄의 ‘풋옵션(투자한 지분을 되팔 권리) 분쟁’ 2차 국제 중재 핵심 절차인 ‘집중심리(hearing)’가 본격 시작됐다. 1차 중재에서 사실상 양측 입장을 절반씩 인정한 애매한 결론이 나왔으나, 2차 중재에서는 보다 논의 쟁점이 좁혀지는 만큼 한 쪽이 승기를 잡는 그림이 나올 모양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제상사중재위원회(ICC) 중재판정부는 이날부터 약 5일간 교보생명과 어피니티 측의 풋옵션 중재 사건에 대한 집중심리를 진행한다. 어피니티의 2차 중재 신청 이후 양측은 서면 자료 제출 등을 통해 집중심리 대응을 준비해왔다.

국제 중재 절차의 정점인 이번 심리에서는 재판부가 2차 중재안의 핵심 쟁점에 대해 양측 변호인단 및 증인들의 진술을 청취한다. 심리 기간 내 양측 변론을 모두 청취한 후 해당 내용 및 제출된 자료들을 기반으로 결론을 내리게 된다.

이번 2차 중재 집중심리 기간에는 풋옵션 가격을 산정할 주식 가치 평가기관 선임을 둘러싼 공방이 오갈 예정이다. 어피니티 측은 신 회장이 새로운 평가기관 선임 절차를 진행하도록 해달라는 주장을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1차 중재 결과 인정된 어피니티 측의 풋옵션 권리 행사를 위해서는 새로운 가액 산정이 핵심이지만, 새로운 공정시장가격(FMV) 산정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앞선 1차 중재에서 중재판정부는 신 회장과의 주주간 계약에 근거한 어피니티 컨소시엄 측의 풋옵션 권리가 유효하다고 봤다. 그러나 어피니티 측이 기존에 제시한 풋옵션 가치평가액(1주당 40만9912원)에 매입할 의무는 없다는 결론을 냈다. 풋옵션 가치 산정을 위해 양측이 다시 협의를 진행하도록 방향을 튼 셈이다.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은 10년이 넘도록 끌어온 오래된 문제다. 신 회장은 지난 2012년 교보생명 지분을 매입한 재무적투자자(FI) 어피너티컨소시엄(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베어링 PE, 싱가포르투자청)과 풋옵션 권리가 포함된 주주 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안에는 2015년 9월 말까지 교보생명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 어피너티가 주당 24만5000원에 인수한 교보생명 주식에 대해 풋옵션을 행사해 신 회장에게 되팔 수 있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그러나 계약상 명시한 기한 내에 교보생명의 IPO가 진행되지 않았고, 어피니티 측은 지난 2018년 10월 안진회계법인을 통해 산출한 FMV를 근거로 풋옵션 행사를 시도했다. 신 회장이 FMV 가액에 문제를 제기하며 풋옵션 수용을 거부하면서 긴 법정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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