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대통령 전용 헬기인 VH-92 한 대가 지난달 용산 대통령실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손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훼손 정도는 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 도중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지난 8월 중순, 대통령 전용 헬기가 착륙을 시도하던 중 나무에 부딪혀 동체 꼬리 부분이 훼손됐는데 이를 알고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 지난 3월 15일, 당시 당선인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이 경북 울진군 울진비행장에 도착해 헬기에서 내렸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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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질의는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를 용산으로 이전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던 과정에서 나왔다.
김 의원은 헬기 이착륙장의 크기가 최소한 80X80m는 돼야 하는데, 윤 대통령이 거주하는 한남동 관저엔 이런 공간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전에도 산 중턱에 위치해 있는 관저 인근엔 이·착륙 공간이 협소해 대통령 전용헬기가 수시로 움직이기 어렵고, 주변엔 주택가가 있어 소음 피해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김 의원의 말에 한 총리는 “신문에서 봤다”고 답변했고, 김 의원은 “신문에서 어떻게 보냐. 이건 장관한테 보고를 받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 한덕수 국무총리가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답변을 하기 전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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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헬기의 착륙 유도 과정에서 그러한 일이 발생한 것은 맞다”면서도 “당시 대통령은 탑승하고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설 문제로 인해 벌어진 일은 아니다”라며 “부품 교체 등 관련 조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신문을 통해 헬기 파손 내용을 봤다는 한 총리의 답변과 달리, 관련 내용은 언론에 보도된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은 내부 제보를 통해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한 총리의 발언을 두고 “단순 착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통령 전용 헬기는 ‘공군 1호 헬기’로 불리며, 현재 사용 기종은 시코르스키 S-92를 개조한 VH-92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