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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유럽은행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급증한 배경에는 이자이익 증가세 외에도 고강도 구조조정과 글로벌 사업재편을 통한 비이자수익 창출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은행도 고금리로 인한 이자이익 확대 등 단기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는 글로벌 은행의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담겼다.
우리금융연구소가 발표한 ‘유럽 4대 은행 2023 상반기 실적분석과 시사점’에 따르면 유럽 4대은행(HSBC·BNP파리바·크레딧에그리꼴·방코 산탄데르)의 올 상반기 순익은 320억 유로로 전년보다 60.6% 급증했다.
글로벌 금리 상승으로 대출은 다소 감소했으나,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면서 이자이익이 12% 증가했다. 특히 글로벌 사업재편에 따른 일회성 이익 발생 등으로 비이자이익은 500억 유로로 전년보다 18.6% 증가한 것이 고무적이다.
특히 HSBC와 BNP파리바, 크레딧에그리꼴 모두 글로벌 사업 재편을 진행 중이다. HSBC는 지난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영국지사(SVB UK)를 단돈 1파운드에 인수해 스타트업 금융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14억 유로의 일회성 이익을 기록했다.
크레딧에그리꼴은 지난 4월 이탈리아의 FCA Italy(전 피아트)와 조인트 벤처로 2015년 설립한 자동차금융사 FCA Bank의 지분 100%를 매입해 ‘CA Auto Bank’를 출범하며 2억2000유로의 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유럽의 경기둔화와 중국·러시아 등 글로벌 리스크 확대로 투자은행(IB), 자산운용 시장 여건이 악화하는 등 비이자이익이 개선될 가능성은 향후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상존한다.
오태준 우리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유럽 은행들은 물가·금리상승, 미국 SVB발 은행업 위기 등 급변하는 경영여건 하에서도 스타트업뱅킹, 자동차금융시장 진출, 미국시장 철수 등 고강도 구조조정과 글로벌 사업재편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은행도 고금리로 인한 이자이익 확대 등 단기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글로벌사업 다각화를 통해 특정 국가, 특정 부문 시장의 경영여건이 악화하더라도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