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바야흐로 ‘K컬처’ 전성시대다.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에미상 수상,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빌보드 차트 석권 등 대중문화가 중심이었던 K컬처의 영향력은 최근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순수문화로 그 범주가 넓어지고 있다. 세계인에게 한국 문화는 이제 낯설고 생소한 것이 아닌, 흥미롭고 궁금한 것이 됐다.
‘K컬처, 삶을 말하다’는 세계를 사로잡은 K컬처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어떤 성장 노하우를 전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저자는 문화예술 정책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30여 년간 공직 생활을 하며 K컬처의 도약과 성장 과정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단순히 보고 듣고 즐기는 K컬처가 아닌, K컬처 속에 담긴 다양한 성공 요인과 전략을 분석한 글을 하나로 엮었다.
저자가 이런 고민을 갖게 된 이유가 있다. 문화 현상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으며 K컬처의 인기 또한 ‘반짝 인기’가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K컬처의 성장 이면엔 고난과 격동의 드라마와도 같았던 한국의 근현대 역사가 있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면서 일궈낸 기적 같은 경제 성장이 문화적 자신감으로 표출되면서 K컬처의 밑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과거 ‘한류’가 ‘K컬처’로 도약하는 과정과 성공 포인트는 우리 삶에도 많은 점을 시사한다. 우리의 삶도 외부 환경에 대응하면서 내적인 역량을 키우고, 이를 통해 성장과 성공의 자산을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문화 현상과 우리의 삶은 모두 고정된 명사형보다 움직이는 동사형을 지향한다”며 “자기만의 독특함과 차별화된 스타일을 유지해야 길고 오래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K컬처에 대한 학문적인 분석을 제시하는 딱딱한 내용의 책은 아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개인적인 사연을 곁들여 K컬처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간다. K컬처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한다. 저자는 “하나의 문화 현상은 작은 물결로 시작해서 거대한 흐름을 만든다. 또한 경제와 국경을 넘으며 서로 다른 문화와 섞이고 융합하면서 새로운 문화로 발전하기도 한다”며 “K컬처는 한국의 욕망이 세계의 욕망과 만나 교류하고 소통한 문화 산물이다”라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