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화하면서 한국은행(한은)의 다음 스텝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이르면 오는 10월에는 금리 인하를 시작하지 않겠냐는 전망에 한층 더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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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5.25~5.5%로 동결했다고 밝히면서도, 금리 인하에 나설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인플레이션 잡기에 집중했던 연준은 물가와 고용의 양대 책무를 언급하며 금리 인하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최근 관망세를 보이던 국내 시장은 FOMC 결과를 소화하며 원화와 국고채가 강세를 보였다. 1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66.2원(오후 3시 30분)으로 마감하며 약 두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고채 금리는 5bp(1bp=0.01%포인트) 안팎으로 하락하며 강세 마감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이 통화정책 완화 사이클을 시작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면서 한은의 운신의 폭도 다소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시작된 각국의 통화 긴축 사이클에서 미국은 유난히 가파르게 기준금리를 올렸다. 이에 우리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2%포인트 낮은 금리 역전 상황이 1년 넘게 지속되면서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려 금리차를 키우기엔 부담스러운 면이 있었다. 자본 유출과 환율 상승 등 금융시장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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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국내 가계 부채 증가세와 외환 시장 변동성은 한은의 발걸음을 무겁게 하는 요인이다. 이날 유상대 한은 부총재 주재로 열린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도 이같은 입장이 확인됐다. 유 부총재는 “연준이 통화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그 시기와 폭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며 “국내외 금융여건 변화에도 수도권 중심의 주택가격 상승, 가계부채 증가세,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이에 대해 계속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와 미 대선 결과에 따른 불확실성도 고려해야 할 변수다.
정부 차원에서도 이날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이창용 한은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FOMC 결과에 따른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하는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었다. 최 부총리는 △가계 부채 하향 안정화 기조 유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질서 있는 연착륙 추진 △위메프·티몬 사태 관련 소비자 피해 최소화 등을 강조하면서, 대외 불확실성 여건에 시의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