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글로벌 2위 산화방지제 제조기업
송원산업(004430) 인수전이 이르면 올해 연말 안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원매자 간 인수 경쟁이 그 어느 때 보다도 치열해 일각에선 변수만 없다면 이 분위기를 그대로 타고 협상이 초스피드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일부 원매자는 인수 직후의 시나리오를 미리 짜볼 정도로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어 매각측 및 원매자 간 줄다리기가 그리 길게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 (사진=송원산업 홈페이지 갈무리) |
|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송원산업 예비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복수의 국내외 사모펀드(PEF)운용사 등은 최근 본실사 작업에 돌입했다. 숏리스트로 추려진 곳 대부분은 재무적투자자(FI)로, 국내 대형 운용사 외에도 글로벌 운용사가 국내 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리는 형태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약 한달 간의 실사 작업을 마친 뒤 본입찰에서 바인딩 비드(Binding Bid·경쟁 입찰에서 인수 후보자들이 최종적으로 제출하는 제안서)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가리게 된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이제 본실사가 시작된 단계”라며 “실사 이후 본입찰은 12월 초순 정도로 예정돼 있다. 다만 누가 끝까지 갈 수 있을지를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앞서 송원산업은 올해 초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경영권 매각에 본격 나섰다. 매각 대상은 오너일가가 보유한 지분 약 36%다. 이날 종가 기준 송원산업의 시가총액은 4234억원 수준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했을 때 해당 지분 가치는 2500억~3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송원산업은 1965년 설립된 석유화학 기업으로, 세계 산화방지제 시장 1위인 독일 바스프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플라스틱 안정제’로도 불리는 산화방지제는 플라스틱이 열과 냉기, 빛 같은 외부 환경에 노출돼 형태나 색이 변형되는 것을 막아준다. 송원산업은 이 밖에도 포장재와 자동차, 건축 및 건설, 농업, 섬유 및 직물, 코팅, 접착제, 내구성 소비재, 윤활유 및 전기전자 업종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 화학제품을 공급하며 고객 수요를 맞춰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적도 탄탄하다. 회사는 지난해 연간 매출 1조3295억원, 영업이익 185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직전해 매출(9981억원) 및 영업이익(1057억원) 대비 크게 늘어난 규모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공급망관리(SCM)에 차질이 생기며 공급부족이 이어졌고, 그 여파로 가격이 크게 올라 수혜를 봤다. 올해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수요가 줄어들며 매출이 전년대비 감소했지만, 원매자들은 송원산업의 시장점유율 및 추가 성장 가능성에 점수를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