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롯데케미칼(011170)이 올해 1분기 석유화학 시황 부진으로 4분기째 영업적자를 이어갔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공급 과잉과 수요 위축이 겹쳐 수익성이 악화한 영향이다. 다만, 일부 제품 시황이 개선되기 시작하면서 전분기 대비 적자폭을 크게 줄여 반등 기대감을 높였다. 2분기에는 지난 3월 인수한 이차전지(배터리) 동박 제조 업체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 실적이 손익에 본격 반영되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민우 롯데케미칼 전략기획본부장(상무)은 11일 1분기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와 유가, 환율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2분기 계절적인 성수기에 진입하고 동종사 정기보수 등 내년부터 공급 부담이 상당수 완화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점진적 수익 회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사진=롯데케미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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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은 이날 공시를 통해 1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으로 매출 4조9323억원, 영업적자 26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주목되는 점은 지난해 3·4분기 연속 4000억원대 영업적자에서 한 분기 만에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는 점이다.
롯데케미칼의 1분기 납사분해설비(NCC) 가동률은 평균 85% 수준으로 집계됐다. 현재는 국내 경쟁사들의 상반기 정기보수로 수급이 개선되면서 90% 수준으로 가동률을 회복했다. 에틸렌 증설 물량은 올해 1000만톤(t), 내년 350만t 수준으로 예상됐다. 김 상무는 “중국 에틸렌 대규모 신증설이 올해 일단락되면서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요 사업별 실적을 보면 1분기 수익성이 일부 개선되긴 했지만, 2분기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기초소재사업은 1분기 매출 2조7920억원, 영업이익 285억원을 기록했다. 원료가격 안정화와 중국 양회 후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제품 시황이 개선되며 흑자 전환했다. 롯데케미칼은 2분기 계절적 성수기 진입으로 수급 개선이 기대되나, 수익성은 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첨단소재사업은 1분기 매출 1조495억원, 영업이익 455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제품가 하락으로 매출은 감소했으나 원재료 가격과 해상운임 안정화로 전분기 대비 이익이 개선됐다. 2분기는 경기침체 속 역내 고부가합성수지(ABS) 증설이 지속되면서 공급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수요가 개선되면서 수익성은 1분기 대비 나아질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했다.
김 상무는 “2분기 첨단소재 판매 물량은 1분기 대비 1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며 “첨단소재 ABS 스프레드 자체는 큰 개선 폭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서 2분기 실적 개선은 성수기에 따른 물량 증가로 판단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 롯데케미칼 1분기 실적 요약.(자료=롯데케미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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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은 성장성이 높은 배터리 소재 등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해 석유화학 의존도를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3월 인수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와의 시너지가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부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실적이 롯데케미칼 연결 손익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2분기 4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당초 2030년까지 배터리 소재 분야에 총 4조원을 투자해 연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로 매출 규모 목표를 7조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서경훈 롯데케미칼 전지소재사업부문장(상무)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후 이차전지 매출은 보수적으로 봐도 7조원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롯데케미칼은 올해 설비투자(CAPEX)에 총 6조4000억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1분기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자금 2조4000억원을 포함해 2조9000억원이 지출됐다.
| 롯데케미칼 주요 투자 계획.(자료=롯데케미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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