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판사도 계엄령 강력 규탄…"법원 짓밟으려 해"

박병곤 서울중앙지법 판사, 내부망에 글 게재
"尹, 더이상 대통령 아니다" 강한 비판
대법원장에 강경한 사법부 입장 표명 촉구
  • 등록 2024-12-04 오후 2:57:08

    수정 2024-12-04 오후 3:43:41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두고 현직 법관 사이에서도 날선 비판과 함께 사법부가 엄중히 경고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4일 새벽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가 불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박병곤(사법연수원 41기) 서울중앙지법 판사는 4일 오전 법원내부망(코트넷)에 ‘대법원장님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글을 올리고 사법부의 강경한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박 판사는 “어떤 이유를 붙이든 간에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정당화될 수 없다”며 “헌정질서를 파괴한 쿠데타 시도”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 “법원을 짓밟으려고 했다. 강력히 경고해야 한다”며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라고까지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계엄사령부 포고령에는 포고령 위반자를 영장 없이 체포, 구금, 압수수색할 수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며 “윤석열(대통령)은 국민의 생명·신체·주거 자유를 지키기 위한 법원의 기본적인 권능을 무시하려 했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법권 독립에 대한 침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조희대(67·13기) 대법원장에게도 “법원 차원의 강력한 경고를 표명해야한다”고 했다. 박 판사는 “어떤 경우에도 법원은 사법권 독립을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적인 인권을 지키며, 어떤 형태의 헌정질서 파괴 시도에 대해서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법원 안팎에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대단히 송구스러운 말씀이고, 현 상황에서는 이해가 가지만) 별 내용 없어 보이는 의사표명만 있다면 국민들은 더 이상 법원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출근길에서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와 관련해 “차후에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사법부는 국민이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판사가 적은 글에는 일부 법관들이 동조 의견의 댓글을 달기도 했다.

한편 박 판사는 지난해 11월 과거 친야 성향을 짐작할 수 있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대법원으로부터 ‘엄중 주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3월 대선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낙선하자 “울분을 터트리고 절망하고 슬퍼했다 사흘째부터는 일어나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적기도 했다. 아울러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은 정진상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벌금 500만원 구형보다 무거운 실형 6개월 판결을 내려 논란이 됐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비상계엄령'
  • 김고은 '숏컷 어떤가요?'
  • 청룡 여신들
  • "으아악!"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