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박소영 기자] 세계 최대 국부펀드가 즐비한 중동으로 글로벌 투자은행(IB)업계의 시선이 향하고 있습니다. ‘오일 드라이브(Drive)’는 중동 투자시장 소식을 전하는 시리즈입니다. 오일머니에 뛰어드는 글로벌 투자사들의 이야기와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신기술 기반 투자에 집중하려는 중동 현지의 소식을 모두 다룹니다. 국내 기업의 중동 자본 투자유치 소식도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그간 글로벌 자본시장에 오일머니를 적극 풀었던 아랍에미리트(UAE)가 이제는 외국 자본을 현지로 끌어들이기 위한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다. UAE는 최근 자국 투자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향후 5년 내로 외국인직접투자(FDI)를 대폭 늘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미 올해 초부터 투자부를 포함한 각종 정부기관 관계자들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투자 홍보에 적극이었던 만큼, 업계는 이번 발표가 어느 정도 예상된 절차였다는 반응이다.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올해 새로운 외국인 투자법을 발표해 FDI 유치에 적극인 가운데, 누가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 자본시장 강자로 자리매김하게 될지 업계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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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는 정부 연례 회의에서 구체적인 투자 환경 조성에 나서겠다고도 발표했다. 예컨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첨단 제조 △재생에너지 △신기술 분야 활성화가 있다. 물론 홍보도 더 강화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인베스트 UAE’라는 통합 플랫폼이 출시됐다. 이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투자자를 대상으로 홍보·마케팅을 진행해 글로벌 투자 강국 이미지 구축에 힘쓸 예정이다.
현지 언론은 UAE가 FDI 급격히 늘리려는 이유를 2021년 발표한 ‘UAE 센티니얼 2071’ 비전에서 찾았다. 이 비전은 국가 평판과 소프트파워를 강화해 UAE를 세계 최고 국가로 만들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전 가운데는 UAE 경제 규모와 체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를 위해 투자 시장 활성화가 필요했다는 해석이다.
지난해 FDI 유입은 사우디가 255억달러(약 35조 4807억원), UAE는 1126억디르함(약 42조 6495억원)에 달했다. 두 국가 모두 비슷한 시기까지 FDI 유입을 늘리겠다고 공표한 만큼 앞으로 양국의 투자유치 경쟁을 치열해질 전망이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두 국가 모두 이제 아웃바운드 뿐 아니라 인바운드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외적·내적 성장을 모두 이루고 싶어한다”며 “따라서 단순히 외국 투자자에 민영화된 자산을 매각하는 걸 넘어 현지 생태계를 글로벌 투자시장의 중심지로 만들고자 앞다퉈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