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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가 금융완화정책을 이어간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구로다 총재는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은행은 조용하지만 강력한 금융완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로다 총재는 4년 전 취임 이후의 금융정책 평가 질문에도 “(완화)정책의 효과가 낮아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일본은행은 이날 기준금리인 단기 정책금리를 마이너스 0.1%로 동결했다. 장기금리인 10년물 국채금리도 지금처럼 0%로 유지하기로 했다. 금융정책결정위원 9명 중 7명이 동결에 찬성표를 던졌다. 또 금리 조작을 위한 국채 매입도 보유잔고가 연 80조엔(800조원) 증가하는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국채 외 자산 매입 역시 상장투자신탁(ETF)를 연 6조엔 늘리고 부동산투자신탁(REIT)를 연 900억엔 늘린다는 현 목표수준을 유지한다. 일본은행은 일본 장기 저성장을 탈피하고자 기준금리를 지난해 1월 현 수준으로 낮춘 이후 줄곧 동결해 왔다.
의도적인 엔저를 유도한다는 의혹은 원론적 답변으로 피해갔다. 그는 “환율은 단순히 양국 금리 차이로 결정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요소에 의해 움직인다”는 지론을 되풀이했다. 또 “환율은 재무부 소관”이라고도 했다.
구로다 총재는 당분간 장기금리 조작 목표 변경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검토 시점을 묻는 질문에 “매 회의 때마다 검토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현재는 목표인 물가상승률 2%까지의 거리가 멀어서 강력한 금융 완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정 숫자가 되면 기계적으로 변경하는 게 아니다”라며 “물가의 기조적 변화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로다 총재는 1년여 후인 2018년 4월로 임기를 마친다. 그는 후임에 대해서는 “내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