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경기 안산 대부도와 시흥 시화멀티테크노밸리(MTV)를 잇는 시화방조제 도로가 주말마다 차량이 몰려 정체되며 ‘교통지옥’으로 불리지만 정부·지자체는 개선 대책을 만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방조제 주도로 외에 유지관리도로를 별도로 운영하는데 시민 이용을 막아 비판받고 있다.
| 시흥쪽 상공에서 안산 대부도 방향(위쪽)을 바라보고 촬영한 시호방조제 드론 사진. (사진 =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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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안산시 등에 따르면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1994년 시화방조제를 준공하면서 방조제를 오갈 수 있는 왕복 4차선 도로(11.2㎞)를 개통했다. 이 도로는 대부도와 시화MTV를 잇는 주도로이다. 주도로 옆에는 왕복 2차선 유지관리도로가 있지만 평소 출입구를 막아둔다. 현재 시화방조제, 도로는 국토교통부 소유이고 수자원공사가 수탁해 관리한다.
대부도와 시흥·안산시내를 오가려면 주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평일 주도로의 차량 속력은 시속 60㎞ 이상으로 통행에 문제가 없지만 주말·공휴일에는 교통정체가 심해 주민 피해가 크다. 안산시 도시정보센터의 시화방조제 주도로 교통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부도 방향은 올해 평균 토요일 오전 11시께부터 차량 속력이 시속 50㎞대에서 시속 20㎞ 안팎으로 낮아진다. 시속 20~40㎞의 저속 상태는 오후 4시께까지 지속된다. 평일 10여분이면 시화방조제를 통과할 수 있는데 주말 교통정체 때는 1시간 이상 걸린다. 대부도에서 시흥 방향은 토요일 시속 60㎞ 이상으로 원활하지만 일요일 오후 시속 40㎞로 줄어든다.
주말·공휴일에 차량이 몰리는 것은 대부도 관광객 유입 증가 때문이다. 또 수자원공사가 2019년 시화MTV 주변 도로와 시화방조제 주도로를 연결하는 교차로 2곳에 신호등을 설치한 뒤 교통정체가 심해진 것으로 안산시는 분석했다. 대부도 주민과 안산시는 교통정체 개선을 위해 유지관리도로 개방을 요구했지만 국토부는 반대했다. 주민 김모씨(50대)는 “정부가 멀쩡한 도로를 막아 주민이 교통 불편을 겪는다”고 비판했다.
안산시는 “2020년 주민 1500여명의 단체 민원이 접수돼 국토부에 유지관리도로 개방을 수차례 요구했지만 거부됐다”며 “대부도 내부 도로 확장공사가 완료되면 방조제 교통정체가 일부 개선되겠지만 시화MTV 교차로 2곳 때문에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유지관리도로는 주도로 교통사고, 조력발전소 사고 등 재난상황 때 이용하는 곳이어서 주민에게 개방할 수 없다”며 “안산시와 협의해 방조제 교통정체의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