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화현 위메프 대표 “구영배 국내서 해결책 모색 중”
25일 오전 5시 서울 삼성동 위메프 본사 1층에서 만난 류 대표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어떤 이야기를 들어도 할 말이 없다”며 “어떻게든 소비자 피해가 없게 할 것이다. 구영배 큐텐 대표도 해결책을 찾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 피해를 오늘 내 최우선적으로 해결하려 한다”며 “현재 (현장에서) 700건 처리를 완료했고 처리방식을 바꿔 지금부터 속도가 빨라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선 고객부터 환불 조치를 일단락한 후 소상공인과 영세상인 등 판매대금 지급에 대응하겠다고 했다. 류 대표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위메프 정산 지연금은 400억원에 이른다.
류 대표는 판매자 대금과 환불 자금 마련과 관련해 “큐텐그룹 차원에서 다 같이 대응하고 있다”고 했다. 류 대표는 위메프 본사 현장에서 티몬 환불까지 같이 접수하다가 이를 중단시키고 티몬 고객관리(CS)로 이관했다.
이번 사태 원인을 두고 류 대표는 “‘위시’ 인수 자금 등에 대해선 잘 모른다”면서 “지난 2월 말 새로운 판촉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사업부 실수로 7월에 정산해야 하는 판촉액이 계산한 것보다 훨씬 컸다”고 했다. 이어 “당초 예상보다 오차가 커 정산에 문제가 있었고 이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이 미숙해 지금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부연했다.
대표가 직접 나와 현장 대응에 나선 위메프와 달리 티몬은 본사 문을 굳게 걸어닫고 있다. 티몬 측은 “모회사인 큐텐 차원에서 티몬과 위메프가 판매사에 돌려줘야 할 미정산 대금을 확보하고 있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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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메프 사옥은 이날 새벽부터 정산·환불 지연 사태에 대한 고객 항의 방문이 이어지며 북새통을 이뤘다. 다음달 7일 중국 장가계로 떠나는 상품을 지난 6월 위메프에서 900만원에 결제했다는 김 모씨는 류 대표에게 “도대체 언제 환불이 되느냐”며 “900만원을 꼭 돌려달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류 대표는 “여기 계신 모든 분들에게 꼭 환불을 해드리겠다”며 “조금만 기다려 주시라”고 진땀을 뺐다.
위메프는 전날 오전부터 본사에서 환불과 피해 접수 절차를 진행했다. 본사 재무팀이 환불 신청 서류를 나눠주면 이를 작성 후 제출해 호명을 기다리는 식이다. 서류에는 결제자 정보, 예약번호, 상품명, 예약자명, 계좌번호를 적도록 했다. 보통 접수 후 환불까지 3~4시간이 넘게 걸렸다. 전날 저녁부터 새벽까지 꼬박 6시간을 기다린 이도 있었다. 기다림에 지친 소비자들은 “접수 순으로 환불이 이뤄지지 않는다”, “수기 접수 밖에 안 되느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혹여 환불을 받지 못할까 발을 동동 구르며 불안감에 떨었다. 티몬에서 여행상품을 구매했다는 30대 남성 조 모씨는 “티몬 사무실이 닫혀 있다보니 위메프로 올 수밖에 없었다”며 “류 대표가 티몬 관계자를 불러준다고 해서 3시간 넘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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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날 신사동 티몬 본사 밖에도 환불을 받지 못한 소비자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전국 각지에서 온 이들부터 연차를 내고 온 직장인들까지 다양한 이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환불을 기다리는 이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노트에는 대기 순서와 이름, 전화번호가 빼곡이 적혀 있었다.
전날 오후 8시에 도착해 하루를 꼬박 새웠다는 김혜선(25)씨는 “전북 전주에서 출발해 밥도 못 먹고 밤을 꼴딱 샜다”며 “남자친구와 태국여행을 특가로 가려고 취업준비생임에도 큰 맘 먹고 150만원을 결제했는데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고 울상을 지었다.
다만 환불 작업에 적극적인 위메프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티몬은 위메프와 달리 아무런 답을 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티몬 직원들은 재택근무로 전환됐으며 회사 문은 굳게 닫혀 있는 상태였다. 티몬 충성고객이라고 밝힌 이 모씨는 “지난달에 티몬캐시를 샀는데 환불 받아야 하는 금액이 4500만원 정도”라며 “위메프처럼 대표라도 나와 대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 도의적 책임이라도 져야 하는데 아무런 연락도 없고 답도 없으니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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