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보다 ‘업황악화’가 더 무섭네…SK하이닉스 ‘털썩’

고정배당 상향 등 밸류업 계획에도 4%대 약세
트럼프 2기 행정부 반도체 압박에 14일간 19%↓
"장기적으로 안정적 현금 흐름 창출 믿음 강화될 것"
  • 등록 2024-11-28 오후 4:46:18

    수정 2024-11-28 오후 4:46:18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고정배당 상향 등이 포함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혔으나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에 주가가 급락했다. 체질 개선 의지를 명확히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기술주 상승 랠리가 주춤하면서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체질 개선으로 주가 하단을 끌어올릴 수 있으며 향후 반도체 업사이클에 따라 성장성이 재부각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는 전거래일 대비 4.28% 하락하며 16만원대 초반으로 주가가 내려앉았다. 전일 SK하이닉스가 주당 연간 고정배당금을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을 포함한 신규 주주환원 정책과 기업가치제고(밸류업) 계획을 공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는 냉각됐다. 기대보다 적은 주주환원 규모 및 신규 인공지능(AI) 서버의 출시 지연과 대만산 칩 관세 우려로 엔비디아 주가가 약세를 보였던 것이 발목을 잡았다.

이달 초 20만원을 돌파하며 빠르게 주가를 회복하던 SK하이닉스였으나 최근 하락세가 무섭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반도체 기업을 지원하는 미국 반도체법에 대한 비판 강도를 높여가면서 지난 11일 이후 누적 하락률 19.65%를 기록했다. 외국인 수급도 빠르게 빠져나가며 지난 14거래일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223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란 호재를 내놓았음에도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한 것에 대해 시장에서는 반도체 업황 악화에 투심이 더 예민하게 반응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수요 부진 등을 이유로 4분기 실적 전망이 이전대비 소폭 하향 조정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내놓았던 삼성전자(005930) 역시 미래 성장성에 명확성을 주지 못하며 주가 부진이 지속되는 중이다. 지난 15일 자사주 분할 매입 공시가 나온 이후 주가가 반등하는 듯하더니 5만원대 중반에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이번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높게 평가하면서 미래 경쟁력 강화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이번 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핵심은 현금 확보와 자본적지출(CAPEX) 조절로 자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며 장기적으로 투자자들은 이번 정책으로 인해 메모리 회사도 안정적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는 믿음이 강화될 것”이라며 “진정한 기업가치 제고는 경쟁력의 제고”라 말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중 재무건전성 측면의 열위로 저평가되는 측면이 있었으며 이번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주주환원 강화 및 밸류에이션 할증에 대한 정당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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