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없어서 못산다"…비싼데도 귀하다는 패션 기업 구주 매물

패션 브랜드 매출 급증, 상장 도전 이어져
구주 시장에서도 패션 기업 찾기 ''급급''
선두주자 피스피스스튜디오 1조 몸값 거론
고유 IP 보유·글로벌 성공 가능성 등 매력
  • 등록 2024-10-30 오후 7:03:42

    수정 2024-10-30 오후 7:03:42

[이데일리 마켓in 송재민 기자] 최근 국내 패션 브랜드들이 구주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초기 투자 타이밍을 놓친 벤처캐피탈(VC)들 사이에서는 ‘없어서 못산다’는 말이 나오면서 이들 기업은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다.

30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유망 패션 비상장기업의 구주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곳들도 늘어나면서 국내 패션 브랜드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평가가 바뀐 셈이다. 과거 패션 브랜드는 회수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고 확장성에 한계가 있단 이유로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중국 상하이 마르디 메크르디 매장. (사진=마르디 메크르디)
실제 상장을 앞둔 패션 브랜드들은 투자업계에서 높은 몸값을 인정받고 있다. 의류 브랜드 마르디 메크르디를 전개하는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상장 후 기업가치가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이면서 2020년 매출 9억원에서 지난해 687억원으로 커졌다. 순이익도 같은 기간 2억원에서 208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피스피스스튜디오는 지난해 9월 50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설립 3년만에 15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당시 투자자로는 한국투자파트너스·KB인베스트먼트·IMM인베스트먼트·이앤인베스트먼트·미래에셋벤처투자·위벤처스·SL인베스트먼트·스톤브릿지벤처스 등 대형 VC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벤처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기도 했다.

영국 패션 브랜드 락피쉬를 인수해 신발 등 패션소품으로 이름을 알린 에이유브랜즈도 최근 상장예비심사청구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이전부터 락피쉬의 한국 파트너로 협력해오다 2013년 한국 상표권과 사업권을 획득해 시장을 확장해 왔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387억원, 152억원을 달성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외에도 스트리트웨어 브랜드 코드그라피를 보유한 콘크리트웍스도 지난 7월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처럼 가파른 외형성장을 이뤄내며 밸류를 끌어올리는 패션 브랜드들이 늘어나자 구주 밸류에이션도 높아진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겠다는 투자사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 VC 관계자는 “패션 브랜드들은 최근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스타트업의 많은 요소를 충족하고 있다”며 “한 때 유니콘으로 불렸던 기업의 구주도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패션 브랜드에 대해선 ‘일단 담고 보자’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패션 아이템 뿐 아니라 다양한 상품에 적용할 수 있는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로 영역을 넓혀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VC 업계 관계자는 “K-팝, K-뷰티 등의 글로벌 인기가 자연스럽게 패션 시장에서도 이어지는 흐름”이라며 “선발주자가 성공적으로 상장에 성공해 시장에 안착하면 밸류도 어느정도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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