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코스피 상승을 이끄는 주자가 바뀌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등과 같은 업계 1등주가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면 이번엔 호텔신라(008770), 신세계(004170), 일진다이아(081000) 등과 같은 상대적으로 덜 오르거나 상승 가능성이 큰 중소형 종목이 상승 바톤을 넘겨받은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봤다. 그러면서 아직 덜 오른 종목을 찾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34포인트(0.71%) 오른 3148.29에서 마무리했다. 3128선에서 출발한 증시는 오전 한때 하락 전환해 3109선까지 미끄러졌지만 서서히 낙폭을 줄여나가 상승 전환에 성공해 3164선까지 올랐다. 장중 변동폭은 54포인트로 100포인트 넘게 오르내렸던 주 초반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변동성은 잦아들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달러 약세 및 국제유가 상승 등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지자 외국인의 현물 매도세가 축소되며 상승 전환했다”면서 “상승 종목의 숫자가 더욱 많은 점도 시장에 긍정적”이라고 짚었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중소형주 선호가 두드러졌다. 이날 개인은 736억원 상당의 대형주를 던지고 중형주 466억원, 소형주 27억원어치를 담았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도주가 명확한 장세의 경우 개인들이 시장을 주도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현재 시가총액이 낮으며 주가가 덜 오른 종목이 유리할 거라는 판단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非수혜주 등 주목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2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74조4559억원으로 전날보다 2조1347억원 더 늘었다. 신용융자도 20조7871억원으로 전날보다 2760억원 더 늘었다. 실탄을 두둑하게 장전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쇼핑에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이날 개인이 가장 많이 산 종목 20위권에는 삼성전자(1위), 현대차(005380)(3위) 외에 △DB하이텍(000990)(7위) △호텔신라(008770)(8위) △KT&G(033780)(14위) △한국전력(015760)(15위) △신세계(004170)(16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대형 1등주 뿐만 아니라 지난해까지 소외됐던 경기 민감 종목으로 매수세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의 경우 (코로나19 전세계 재확산으로) 1분기도 영업환경이 좋지 않으나, 2분기 이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유효해 주가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다가올 인플레이션에 강한 업종을 눈여겨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인플레이션은 투자자들의 현금 보유 욕구를 낮춰 금융자산의 매력도를 높이기 때문이다.
2000년대부터 과거 4차례 인플레이션 상승 시기 코스피대비 상대수익률이 높았던 업종은 화학, 조선, 에너지, 소매(유통), 비철금속, 철강이었다. 배한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방산업 수요 확대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제품가격에 전가할 수 있는 소재, 산업재가 기업이익 측면에서 유리했기 때문”이라며 “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 요인이 부각되기 전까지 해당 업종들의 오름세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시장 내에서 가장 저평가된 업종은 금융업종”이라며 “미국 은행업종의 PER(예상실적기준 주가수익률),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일제히 코로나19 이전으로 회귀했음에도 한국 은행업종은 사상 최저 수준의 PER, PBR을 형성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