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여명 몰린 롯데 기업설명회…“구체적 안정화 방안 나와야”

28일 열린 롯데 기업설명회 현장 가보니
은행·투자·증권사 투자자들 관심 높아
"부동산 자산 多…위기라고 보지 않아"
"성장성 뚜렷한 산업군 없는 것이 문제"
  • 등록 2024-11-28 오후 5:21:24

    수정 2024-11-28 오후 5:35:33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부동산 등 자산이 많으니 위기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롯데그룹의 기업설명회(IR)가 열리는 28일 오후 서울시 여의도 교직원공제회 지하 2층. 오후 4시30분이 가까워 오자 그룹 계열사 재무 담당자 등 기관투자자들이 모여들었다. 최근 롯데그룹을 둘러싼 유동성 위기가 일파만파 번진만큼 참가자들 사이에선 묘한 긴장감이 느껴졌다.

28일 오후 서울교직원공제회에서 진행되는 롯데 기업설명회. (사진=한전진 기자)
롯데는 최근 그룹을 둘러싼 위기설을 잠식시키기 위해 이날 기업설명회를 열었다. 전날 롯데는 그룹의 상징이자 핵심 자산인 롯데월드타워를 은행권에 담보로 제공하겠다고도 했다.

이날 IR엔 은행, 투자사 등에서 온 FI금윰부, 투자심사팀, 리스크심사팀 등 재무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투자자들과 재무 담당자들은 최근 롯데의 위기에 여러 의견을 내타냈다.

한 투자 금융사에 CFA(공인재무분석사)로 일하고 있는 A씨는 “롯데의 보유 부동산 등 자산 규모를 보면 위기라고 보기는 힘들다”며 “속칭 ‘지라시’의 영향력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회사에서 기업신용심사를 담당한다는 B씨는 “전날 기업의 상징인 롯데타워까지 담보로 맡긴 것을 보면 그만큼 재무 건전성이 자신이 있다는 것”이라며 “구체적인 안정화 방안이 설명회에서 나오길 바란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롯데그룹이 어려움에 처한 건 분명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증권사 FI금융부 소속 C씨는 “롯데가 화학은 물론 여러 계열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맞다”며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뚜렷한 산업을 보유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기업설명회는 250명 정원이지만 300여명의 관계자들이 모일 만큼 관심이 뜨거웠다. 내부에 좌석이 모자라 서서 설명회를 듣는 이들도 여럿 있었다.

28일 오후 교직원공제회 지하 2층 회의장, 내부 좌석이 부족할 만큼 관계자들로 북적였다. (사진=한전진 기자)


롯데는 이날 설명회에서 그룹의 상환 능력을 설명하고 향후에도 투자자간 소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재무 담당자, 기관투자자들과 질의응답도 진행한다.

한편 전날 롯데그룹은 시중은행 보증을 통한 롯데케미칼 회사채 신용 보강을 목적으로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롯데케미칼 역시 지나날 기준 보유 예금 2조원을 포함 가용 유동성 자금이 총 4조원에 달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이후에도 롯데그룹이 12월 초 모라토리엄(지급유예)을 선언하고 전체 직원의 50% 이상 감원이 예상된다는 ‘지라시’ 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면서 주가가 큰 영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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