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저가 경쟁 심화…협력업체 단가 인하 부담으로

BYD, 공급업체들에게 내년부터 10% 가격 인하 요구
中 전기차 초과공급에 할인 경쟁 지속, 테슬라도 동참
  • 등록 2024-11-28 오후 5:48:36

    수정 2024-11-28 오후 5:48:36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중국에서 전기차 업체들의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내년 한국 승용차 시장 진출을 앞둔 BYD(비야디)는 공급업체들에게 10% 단가 인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 공장을 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일부 모델 할인을 실시하는 등 제로섬 경쟁을 펼치는 양상이다.

중국 장쑤성 화이안에 위치한 BYD 공장에서 직원들이 작업하고 있다. (사진=AFP)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와 경제 매체 제일재경 등 복수의 매체들은 BYD가 공급 업체들에게 내년 1월부터 납품가격을 10% 인하할 것을 요청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제조업체들은 부품 등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과 매년 납품가격을 조정하는 협상을 벌인다. 그런데 BYD가 통상적인 수준보다 더 큰 가격 인하를 제시한 것이다.

BYD는 공급업체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올해 신에너지차(전기차 등) 판매량 42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술 혁신, 규모 우위, 저비용 공급망 덕분에 매출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내년에는 신에너지차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으로 전체 공급망이 협력하고 지속적으로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BYD의 공급업체 관계자는 GT와 인터뷰에서 “자동차 공급업체의 연간 가격 인하는 보통 3~5%이고 일반적으로 기존 부품의 가격 인하 폭은 더 낮다”면서 “BYD 통지는 매우 불만족스러우며 이러한 가격 인하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BYD측은 공급업체와 연례 교섭은 자동차 산업에서 흔한 관행으로 대규모 대량 구매를 기반으로 가격 인하 목표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는 의무 사항이 아니고 협상이 가능한 사안이라고 전했다.

상하이자동차(SAIC) 계열사인 상치다퉁도 최근 협력업체들에 단가를 10% 인하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치다퉁은 단가 인하의 이유로 자동차 시장 초과공급 문제로 가격 경쟁이 계속되는 만큼 내년 원가 절감이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신에너지차 공급이 크게 늘면서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다. 공급이 늘다 보니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업체들의 가격 인하가 이어지고 있다.

해외 업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테슬라는 이달 25일 모델 Y의 가격을 기존보다 1만위안(약 192만원) 낮춘 23만9900위안(약 4616만원)에서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의 매일경제신문은 “지난해 한 설문조사에는 약 3000개 공급업체 중 74%가 비용 절감 요구사항이 예년에 비해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답한 적이 있다”며 “자동차 산업에서 가격 전쟁이 지속되면서 공급업체들이 이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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