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간 급상승에 따른 고평가 논란,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조정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유례없던 동학개미 유입과 약달러 전망에 따른 외국인 컴백 기대 등으로 코스피지수가 3500선까지는 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위기에 빛난 코스피…G20 국가 중 상승률 1위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3031.68로 장을 마쳤다. 하루 전날 장중 3000선을 돌파하기도 했으나 종가 기준으로 3000선을 웃돈 것은 1980년 1월 코스피지수를 발표한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2000선에 최초 진입한 2007년 7월 이래 13년 5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시가총액도 2087조원으로 기존 기록을 갈아치웠다.
코스피지수가 500선을 돌파한 것은 1987년 8월이었다. 당시 시총은 21조원이었다. 이후 2년 만인 1989년 코스피 1000선을 돌파했으나 1500선과 2000선을 넘는 데에는 꼬박 20년이 걸렸다. 2000선에서 3000선을 넘는 것은 13년이 소요됐다. 21조원에 이르던 시총이 100배 가까이 늘어나는 데에만 33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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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관계자는 “코스피가 지난해 11월 23일 2년 6개월 만에 사상 최고치(2602p)를 경신한 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며 “11월 이후 현재까지 상승률의 경우 16%로 G20 국가 평균(7.1%)을 큰 폭으로 상회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승세는 ‘동학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가 이끌었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 개인투자자는 하락기에 3조8280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가 회복기에 3조148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2011년 재정위기 때도 하락기에 3조2400억원어치를 담았지만 회복기에 12조8460억원어치를 팔았다.
거래소 관계자는 “개인의 경우 2008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12월에만 평균 1조9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해왔다”며 “하지만 지난해 12월엔 3조6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사상 최고치 경신 이후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어떤 종목이 올랐을까? 코로나19 시대가 펼쳐지며 바이오와 비대면(언택트) 업종이 강세를 보였지만 11월부터는 전기전자, 운수장비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반도체는 6개월 연속, 2차전지는 4개월 연속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이같은 수출 회복세에 따른 2021년 실적 기대감 등이 증시 상승세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투자자의 시장참여가 늘면서 거래규모도 확대됐다. 지난해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8조원으로 전년대비 5조7000억원 증가했다. 거래비중은 65.8%로 전년 대비 18.3%포인트 늘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 거래대금은 1조9800억원, 2조60억원으로 전년보다 16.3%, 16.9%씩 감소했다.
13년 지났지만 시총 1위는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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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주도업종은 조선·해운·철강·화학 등 전통 제조업종이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현재는 IT·전기차·배터리·바이오가 주도하고 있다.
2007년 대비 최근 코스피 예상실적기준 주가수익률(PER)은 13.7배에서 14.7배로 소폭 늘었다. GDP 대비 시가총액 비율을 의미하는 자본화율도 106%에서 128%로 약간 늘었다. 이와 비교하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9배로 2007년(1.76배)보다 낮아졌다.
2007년 시총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005930)와 POSCO(005490)(포스코), 한국전력(015760) 등이었다. 현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 LG화학(051910)이다. 그 사이 삼성전자 시총은 95조원에서 495조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같은 증시 상황에 대해 김주용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팀장은 “글로벌 경기 회복에 기반을 둔 수출증가와 국내기업의 실적개선 등 우리 증시의 펀더멘털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글로벌 증시 전반의 역사적 고평가 수준 도달 및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조정 가능성 등은 리스크 요인이다. 김 팀장은 “백신 보급 지연 및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 등에 따른 경제 회복세 둔화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