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로 살아난 쌍용차, 주식시장서도 부활(종합 2보)

거래소, 상장 유지 결정…28일부터 정상거래
기업회생절치에 감사의견 '거절' 지옥서 탈출
토레스로 실적 올리고 KG모빌리티로 새 비전 제시
에디슨모터스 안고 시너지 기대…4만 개미도 주식거래 재개
  • 등록 2023-04-27 오후 7:16:38

    수정 2023-04-27 오후 7:58:25

[이데일리 김인경 김보겸 기자] ‘지옥에서 살아 돌아왔다.’

KG모빌리티(옛 쌍용차)가 28일부터 코스피 시장에서 거래된다. 지난 2020년 12월 21일 이후 무려 2년 4개월 만이다. 회생절차와 기업정상화를 기다리던 소액주주 4만3160명도 이제 KG모빌리티의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곽재선(왼쪽부터) KG그룹 회장과 정용원 KG모빌리티 대표, 선목래 KG모빌리티 노동조합위원장이 지난달 3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킨텍스에서 열린 ‘2023서울모빌리티쇼’ 미디어 데이에서 ‘토레스 EVX’를 공개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27일 한국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를 열고 KG모빌리티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한 결과 KG모빌리티의 상장유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날부터 곧바로 매매거래 정지가 해제된다.

앞서 쌍용차는 2020년 12월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경영권 포기 속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고, 결국 주권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2020년과 2021년 사업연도 재무제표는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감사 의견 거절을 받았다. 상장폐지 직전까지 간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 KG그룹을 만나면서 회생을 시작했다. 쌍용차는 석 달 후인 지난해 11월 KG그룹에 최종 인수됐고, 기업회생절차도 종결됐다. 그리고 쌍용차의 야심작 ‘토레스’가 재무상태를 끌어올렸다.

KG모빌리티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손실은 1119억5002만원으로 전년 2612억6079만원보다 57.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4293억원에서 3조4233억원으로 40.9% 늘었다. 상폐 직전까지 갔던 기업이 새 주인을 만나 턴어라운드의 첫 발을 내딛은 것이다.

새로운 비전을 담아 이름도 바꿨다. 지난달 22일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KG모빌리티로 확정했다. 지난 1988년 이후 35년 만의 사명 변경이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새로운 모빌리티 회사로, 모빌리티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변경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쌍용차는 2022년 감사보고서에서 ‘적정’ 의견을 받으며 상장폐지 사유를 완전히 해소했다.

시장에서는 쌍용차의 거래재개는 당연한 수순이라고 평가한다. 기심위가 증시 거래를 재개할 때 △경영성과 △재무상태 △지배구조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는데, KG모빌리티는 이를 모두 충족시켰다는 이유에서다.

KG모빌리티는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었다가 인수대금을 내지 못하며 물러섰던 에디슨모터스를 품에 안을 예정이다. KG모빌리티가 보유한 다목적스포츠차량(SUV) 기술 역량과 노하우에 국산화율 85% 이상의 전기버스를 생산하고 있는 에디슨모터스의 기술력과 영업망을 더하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한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KG모빌리티가 회생절차를 거치면서 성공적인 기업 체질로 변화한 경험을 에디슨모터스에 투입하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28일부터 KG모빌리티는 코스피에서 거래된다. KG모빌리티 지분 21.67%를 보유한 소액주주 4만3160명도 이제 주식을 사고팔 수 있게 됐다.

주가는 직전 가격인 8760원을 기준으로 시초가가 정해진다.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30거래일 이상 장기 거래 정지 종목은 거래 재개 직전 30분간 매매 호가를 접수해 직전 가격의 50~200% 범위 안에서 기준가를 다시 정한다. 즉, 4380~1만7520원 범위에서 거래 가격이 정해지게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강성 노조나 거래정지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이겨내고 성공적인 기업 쇄신을 해 낸 만큼, 이번 거래 재개는 다른 기업에도 좋은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며 “오래 매매를 못한 기존 주주들의 매물이 나올 수 있겠지만 KG모빌리티의 성장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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