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하철에 '언더아머' 가방 멘 학생...요즘 평양은 [영상]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최근 러시아 여행 유튜버가 북한 관광을 다녀온 영상을 공개해 화제다. 특히 미국 스포츠브랜드 ‘언더아머’를 착용한 학생이 포착돼 이목을 집중시켰다.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 관광객이 촬영한 평양 지하철 개선역 모습. 여기서 한 학생이 미국 스포츠브랜드 언더아머 책가방을 멘 모습이 포착됐다. (사진=유튜브 채널 ‘PoletMe Aviation Videos) 화면 캡처

유튜버 빅토르는 지난 27일 유튜브에 ‘평양지하철(2024), 북한’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그는 지난달 4박5일 일정으로 북한에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에는 북한 여행 2일 차 평양에서 촬영한 지하철 내부와 역사 등의 모습이 담겼다. 관광객들은 일부 허락된 곳만 방문 및 촬영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를 타고 평양 부흥역까지 이동한 러시아 관광객들은 현지 가이드로 보이는 남성에게서 종이 탑승권을 건네받았다. 요금은 북한 돈 150원이다. 이들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깊은 곳에 있는 승강장으로 내려갔다. 승강장 천장은 아치 모양이었다. 벽면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라는 문구와 김일성 일가 등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곧이어 3량짜리 열차가 도착했는데, 열차 내부에도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이들이 탄 건 천리마선의 구형 열차로 알려졌는데, 열차는 이미 승객들로 붐비는 모습이다. 이들 일행은 한 정거장 다음의 영광역에서 내렸다.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 관광객이 촬영한 평양 지하철. (영상=유튜브 채널 ‘PoletMe Aviation Videos)

영광역은 이들이 열차에 탑승한 부흥역보다 더욱 높은 아치 천장에 화려한 조명이 달렸고, 김일성의 그림 역시 더 크게 그려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장에 달린 화면에서는 사회주의 선전 광고가 계속해서 나왔다.

이들 일행은 네 정거장 다음의 개선역에도 방문했다. 앞선 역들보다 현대적인 분위기였던 개선역은 2019년 리모델링을 거쳤다고 한다. 다만 김일성 일가를 찬양하는 벽화는 이곳에도 있었고, 한쪽에는 김일성 흉상도 세워져 있다.

북한을 방문한 러시아 관광객이 촬영한 평양 지하철 개선역 모습. 여기서 한 학생이 미국 스포츠브랜드 언더아머 책가방을 멘 모습이 포착됐다. (영상=유튜브 채널 ‘PoletMe Aviation Videos )

특히 이 역에서는 교복을 입은 현지 학생들이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모습도 담겼다. 그중 한 남학생은 후드집업의 모자를 뒤집어쓴 채 언더아머 로고가 크게 새겨진 가방을 둘러메고 지나갔다. 언더아머는 미국의 스포츠 브랜드다. 북한은 평소 미국을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 청바지 착용도 금지하고 있어 언더아머 착용이 눈길을 끌었다. 다만 해당 제품이 정품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 영상에서는 지하철에 관광객들과 북한 주민들이 함께 탑승하기도 했다. 주민들 가운데 지하철에 탑승한 노인을 위해 자리를 양보하는 북한 소녀의 모습이 등장하기도 했다.

빅터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한 북한 5일 관광 비용이 총 1378달러(한화 약 191만원)라고 밝혔다. 여기엔 항공편과 숙박, 식사 등의 비용이 포함돼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코로나 이후 국경문을 닫았던 북한은 올해 2월 여행객을 다시 맞았다. 재북한 러시아대사관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1000명이 넘는 러시아 관광객이 북한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