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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국가재정포럼 기조연설에서 “올 상반기 19조원 규모 초과 세수가 발생했다”며 “앞으로 5년 국세 수입이 앞선 5개년(2017~2021년) 중기재정 계획 때보다 60조원 이상 더 걷히는 등 세입 여건이 비교적 양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곧 상향 수정한 5년치 세수 전망치를 확정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보수적 예측에 4년째 초과징수 ‘유력’
정부의 국세수입 초과징수는 이미 ‘연례행사’가 됐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17 회계연도 결산 분석 자료를 보면 초과세수는 2015년 2조2000억원에서 2016년 9조8000억원, 2017년 14조3000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이 추세라면 4년 연속 초과징수가 유력하다.
그 폭도 4년 연속 확대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가 이달 초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8월호를 보면 올해 1~6월 국세수입은 1년 전보다 19조3000억원 늘어난 157조2000억원이었다. 기재부는 당초 올해 국세수입이 2조8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미 증가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연간 목표치 기준 달성 비율을 뜻하는 세수 진도율도 58.6%로 1년 전보다 3.7%p 올랐다. 국세수입 전망 정확성이 매년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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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예산정책처는 “낙관적 국세수입 전망에 따른 세수 결손도 국가재정 건전성 악화 등 여러 문제점이 있으나 보수적인 국세수입 전망 역시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있다”며 “국세전망 객관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정부 재정정책 운용이 과도하게 보수적이라는 점을 꼬집었다. 김정훈 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기초재정수지가 흑자이므로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이 현재보다 커지더라도 경기 활성화 효과에 따라 국가채무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며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현 상황에선 부채 확대를 감수하고라도 확실한 재정 역할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총지출증가율 7.7% 이상…일자리 중심 재정확대”
김 부총리가 언급한 증가율을 고려하면 내년도 예산은 461조80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올해 예산은 428조8000억원이었다. 기재부는 각 부처가 제출한 총지출 요구안(458조1000억원)을 토대로 최종 정부 예산안을 확정해 올 9월2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김 부총리는 “정확한 규모는 다음주께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최근의 고용 악화와 양극화 심화 문제는 곤혹스러우 부분이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혁신성장도 시급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재정을 통해 민간을 뒷받침하겠다는 단일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앞서 민간이 못하는 필수 부문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20조원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 13일 열린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에서 인공지능(AI) 같은 플랫폼 경제와 드론, 자율주행차, 바이오헬스 같은 8대 혁신 선도산업에 5조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김 부총리는 “재정 확대보다 무슨 사업을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내용이 부실하거나 방향을 잘못 잡는다면 안 하느니만 못한 만큼 지출 구조조정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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