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도 봄기운은 느낄 수 없다. 미국 증시가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국내 주가도 상승 기대감을 키웠지만, 2700선이 다시 무너지며 시장에 아직 봄이 오지 않았음을 알렸다.
글로벌 증시도 혼조…꽃샘추위 대비해야
2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97포인트(0.77%) 하락한 2686.0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호조로 상승 출발했지만, 개장 직후 하락 전환해 장중 2683.69선을 터치했다. 지난 18일 9거래일 만에 2700선으로 올라선 이후 하루 만에 다시 자리를 내준 것이다. 개인이 홀로 7871억원을 사들인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4557억원어치, 3311억원어치를 쏟아내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중국 상해(0.08%), 대만 가권(0.59%), 인도 선섹스지수(1.84%) 등은 상승했다. 일본 증시는 춘분절로 이날 휴장했다.
이같은 글로벌 증시가 혼조 양상을 띄는 것은 기대감 부재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 달을 넘겼으나 기대를 모은 평화협정은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압력은 계속 유효한 상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안도감과 기대감, 수급개선 등으로 지난주 시장이 급반등했지만, 심리·수급개선 이상의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갑작스러운 꽃샘추위가 다가올 가능성에 대해 경계강도를 높여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경기둔화 먹구름 속 투자 기회 有
이번 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등 다수의 미국 연방준비제도 위원들이 연설에 나서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인 발언이 이번 주 내내 지속할 것”이라며 “이는 증시 입장에서 중립 또는 중립 이하의 이벤트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둔화 우려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도 증시에 부정적 요소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17일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G20 국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달 4.3%에서 3.6%로 0.7%p 하향 조정했다. 특히 한국은 3.0%에서 2.7%로 0.3%p 하향 조정했다.
장단기 금리차도 좁혀지고 있다. 미 10년물과 2년물의 장단기 금리차는 20bp 수준까지 좁혀졌다. 지난 2월 역전됐던 1~2년선도 장단기 금리차는 지난주부터 다시 역전되기 시작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년물의 경우 정책금리를 의미하고 10년물의 경우 장기성장 기대를 반영하는데, 이들의 차이가 더 줄면 약간 침체로 볼 수 있다”며 “투자자가 걱정하는 건 고 물가 상황에 경기 침체까지 오는 스테그플레이션 공포”라고 짚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투자를 멈추는 것이 답이 아니라고 봤다. 허 연구원은 “최근 주가에 연준 금리인상 기대가 모두 반영됐다면 최근에 많이 빠진 인터넷이나 테크, 소프트웨어, 바이오 관련주에 관심을 가져둘만한 시점”이라며 “하반기까지 이쪽 산업에 대한 기대가 남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 반등세는 다소 약해질 수 있지만, 경기둔화 우려가 커질수록 가치주에 비해 성장주의 성과는 강해질 것”이라며 성장주 비중 확대의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