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 논란’에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 선거일 연기 가능성도

허정무, 축구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
가처분 공판은 선거 이틀 전인 6일 진행
인용되면 선거일 바뀔 수 있어
각 후보 캠프, 예정 진행하며 상황 주시
  • 등록 2025-01-03 오전 12:00:00

    수정 2025-01-03 오전 12:00:00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후보가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해 그 파장이 주목된다. 가처분 공판이 선거 이틀 전인 6일 열리는 가운데 정몽규 후보, 신문선 후보 등 다른 후보 캠프들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허 후보 측은 지난달 31일 “대한축구협회(축구협회)와 선거운영위원회의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선거관리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며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 진행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전날 서울중앙지법에 냈다”고 밝혔다.

주된 원인은 선거 진행 과정에서의 ‘불공정’과 ‘불투명성’이다. 앞서 허 후보 측은 해외 전지훈련으로 투표에 참여하기 어려운 지도자, 선수를 위해 온라인 또는 사전 투표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신문선 후보도 힘을 보탰다. 신 후보는 “전지훈련 일정을 소화하는 지도자, 선수의 상황을 고려하면 반쪽선거로 치러질 수 있다”며 “선거인단으로 선정된 축구인들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달라”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선수협)도 동의했다. 이근호 선수협회장은 “사전 투표가 공직 선거 등에서 이미 검증된 방식”이라며 “선수들이 전지훈련이나 일정에 구애받지 않고 미리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신문선 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축구협회는 선거운영위원회 논의 끝에 허 후보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축구협회는 “4년 전 대한체육회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온라인 투표를 실시했으나 비밀투표 보장이 어려운 문제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 “대부분 회원종목단체와 국제축구연맹(FIFA) 등 상급 기구 선거도 온라인 투표를 하지 않는다”며 “체육 분야가 아닌 일반 단체 선거 투표에서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방식을 혼용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사전 투표에 대해선 “정해진 선거일이 아닌 날에 투표하는 건 축구협회 정관이나 회장선거관리 규정에 없다”고 말했다.

허 후보 측은 축구협회가 사례나 규정이 없다는 말로 정당한 선거권 행사를 보장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투표 방식 외에 △선거운영위원회 명단 공개 거부 △선거 관련 공고 미흡 △규정보다 적은 선거인단 등도 문제 삼았다.

허 후보 측이 신청한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공판은 선거 이틀 전인 6일 진행된다. 허 후보 측의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선거일 연기는 불가피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2일 이데일리에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현실적으로 선거일은 바뀌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니정재단빌딩에서 열린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허 후보 측은 이번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지 않으면 선거 무효 등을 주장하는 본안 소송을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 후보 측은 8일로 예정된 선거를 준비하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허 후보 측은 “다소 어수선해질 수 있는 분위기가 신경 쓰인다”면서도 “잘못된 건 고쳐야 제대로 된 선거가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개선하려고 한다면 (정상 진행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 후보 측은 “일단 8일에 맞춰 세워둔 계획이 있기에 크게 영향받지 않고 예정대로 가려고 한다”면서도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 다시 계획을 수정해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반면, 정몽규 후보 측은 “공약이나 정책적인 부분이 논의돼야 하는데 부차적인 것들로 어수선해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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