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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회 GS칼텍스 매경오픈 골프대회(총상금 12억원) 정상에 오른 허인회(34)는 이번에도 자신만의 골프로 우승이라는 열매를 맺었다. 그는 골프에는 정석이 없다는 것을 성적으로 증명했고 다시 한 번 자신의 ‘특별함’을 골프계에 각인시켰다.
허인회는 9일 경기도 성남시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4오버파 75타를 쳤다. 최종합계 5언더파 279타를 기록한 허인회는 단독 2위 김주형(19)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허인회는 우승 인터뷰에서 “고등학교 때부터 프로 대회에 나오기 시작했는데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겪으면서 만들어진 나만의 골프 덕분에 챔피언에 오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허인회 스타일의 골프를 하겠다. 이번 우승을 발판 삼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2008년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허인회는 ‘괴짜 골퍼’, ‘이슈메이커’ 등으로 불린다. 독특한 스윙과 화려한 머리, 군인 신분 첫 프로 우승, 한국·일본 한 시즌 동시 장타왕 등의 화려한 이력 때문이다.
허인회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만큼이나 클럽과 스윙을 연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디섐보가 길이에 집착한다면 허인회는 무게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허인회는 스윙 웨이트는 일반적인 선수들의 스펙과 비슷하지만 그립과 샤프트, 헤드 무게 구성을 다르게 했다.
허인회는 “스윙 웨이트는 일반적인 스펙과 큰 차이가 없지만 어떻게 구성하는지에 따라 느낌이 완전 다르다. 14개 클럽 모두 내가 생각하는 무게가 느껴져야 마음 편하게 샷을 할 수 있는 만큼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나만의 클럽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스윙 역시 교과서적인 골프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허인회에게는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맞춤 스윙이다. 그는 “지금의 스윙은 허리 부상 이후 만들어진 것”이라며 “근육량이 부족한 걸 채우기 위해 여러 동작을 하다보니 지금의 스윙이 됐다. 보기에는 안 좋을 수 있지만 내게 맞는 최고의 스윙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허인회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데 캐디를 해준 아내도 큰 역할을 했다. 허인회는 이번 대회 첫날 전반 7개 홀에서 5타를 잃으며 컷 통과를 걱정해야 할 위치에 자리했다. 그러나 아내 육은채 씨와 이야기를 나눈 뒤 마음을 다잡은 허인회는 나머지 11개 홀에서 5언더파를 몰아치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는 “아내가 백을 메준 지 3년 만에 드디어 우승을 하게 됐다. 나흘간 코스에서 고생을 해준 아내에게 정말 고맙다”며 “우승 상금 3억원보다 더 좋은 건 5년 시드를 받았다는 것이다. 당분간 한국 투어에 전념할 예정인데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2015년 4월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 이후 승수를 쌓지 못했던 허인회는 이번 우승으로 2205일(6년 12일) 만에 KPGA 코리안투어 통산 4승째를 올렸다. 우승 상금으로 3억원을 받은 허인회는 올 시즌 KPGA 코리안투어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단독 2위에는 3언더파 281타를 친 김주형이 자리했고 박상현(38)이 2언더파 282타 단독 3위로 뒤를 이었다. 2019년과 2020년 이 대회 우승자 이태희(37)는 4오버파 288타 공동 12위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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