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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SBS골프 챔피언스 투어 with 이지스카이CC 2차전에서 통산 4번째 우승을 차지한 김서윤(48)은 주변의 사람들을 찾아 일일이 감사의 떡을 전달했다. 그에게 골프는 제2, 제3의 인생을 가져다준 고마운 존재로 지금의 행복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어한다.
강원도 삼척 출신의 김서윤은 대학 시절 의상학을 전공하고 디자이너를 꿈꿨다. 그러던 중 프로골퍼로 레슨을 하는 친구를 만나러 골프연습장에 갔다가 우연히 골프채를 몇 번 휘둘러본 뒤 골프의 매력에 빠졌다.
처음엔 취미로 시작했다. 할수록 재미를 느껴 8개월 만에 ‘싱글’을 칠 정도로 재능을 보였다.
20대에 골프를 배우기란 사실 만만치 않았다. 무엇보다 비용이 많이 들었다. 김서윤은 골프 배우기를 중단하고 다른 일을 찾았다. 그러던 중 골프 레슨을 하면 제법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걸 보고는 다시 프로골퍼가 되기로 목표를 바꿨다.
한번 마음먹은 일은 해내고야 마는 성격의 김서윤은 2번의 낙방 뒤 3번째 도전에서 KLPGA 세미프로(준회원)가 됐다. 20대 후반에 골프를 시작한 그에겐 엄청난 성공이었다. 당시 나이는 32세였다.
그렇게 시작한 골프는 김서윤의 인생을 바꿔놨다. 골프를 하면 할수록 더 큰 목표가 생겼다. 실내연습장에서 레슨을 하던 그는 지인이 운영하던 연습장을 인수했다.
직접 광고 전단을 뿌리며 영업에 나섰고, 골프를 배우러 오는 손님과 상담하면 100% 회원으로 가입시킬 정도로 영업 수완이 좋았다.
레슨을 하다 보니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당시만 해도 세미프로(준회원)와 정회원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했다.
골프연습장에는 프로골퍼의 경력 등을 적어 게시판에 안내하는데 김서윤은 세미프로라는 것 이외엔 내세울 게 없었다.
그는 “그때부터 정회원이 되겠다는 목표가 생겼다”며 “하지만 쉽지 않았다. 생각보다 정회원의 벽은 높았고, 준비하면서 적잖이 돈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늦게 골프를 시작한 김서윤은 2부와 3부 투어에도 계속 출전해 실력을 갈고닦았으나 정회원이 되지 못했다.
생각을 바꿨다. 챔피언스 투어에 나가 상금왕이 돼서 정회원이 되겠다는 다른 목표를 세웠다. 만 43세 이상이 참가하는 KLPGA 챔피언스 투어는 시즌 최종 성적으로 정회원 자격을 줬다.
그는 “매일 밤 11시까지 레슨하고 다음날 3부 투어에 나가 어린 선수들과 경쟁했다”며 “계속해서 경기감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했고 2017년 꿈에 그리던 정회원의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그는 “나름 10년 동안 열심히 준비해 온 노력의 결과이기도 했지만, 운도 따랐다”고 겸손해했다.
김서윤에겐 목표를 이룰수록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이번엔 대학에 들어가서 골프를 다시 배우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는 3년 동안 준비해 경희대 골프학과에 입학했다.
뒤늦게 학업에 뛰어든 김서윤은 공부할수록 더 깊게 빠져들었다. 투어 활동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이 여간 어렵지 않았으나 그는 기어코 학위를 받았다. 학사과정을 마친 뒤엔 석사 그다음 박사과정까지 연달아 마쳤다.
목표를 이룰 때마다 김서윤에겐 새로운 명함도 하나씩 추가됐다. 20대 후반에 골프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그에겐 ‘프로골퍼’라는 명함이 생겼고, 박사과정까지 마친 지금은 수원과학대학 스포츠 건강지도학과와 충청대 시작디자인과에서 강의하며 ‘교수님’으로 불린다.
쉰 살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김서윤은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이제는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면서 ‘골프 전도사’의 삶을 꿈꾸고 있다.
그는 “투어를 뛰기 위해 열심히 체력 운동을 하고 있지만, 아마도 3년 정도 뒤엔 계속 투어를 뛸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대신 그때부터는 다른 일에 도전하고 싶다. 그중 하나가 지금까지 살아온 경험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들려주는 강연을 해보고 싶다. 그래서 나의 작은 성공을 통해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골프행복전도사가 되고 싶다”고 또 다른 꿈을 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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