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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감독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과거 개그콘서트 ‘꽃보다 남자’라는 코너에서 “난~ 민이라고 해”라는 유행어를 남겼던 개그맨 오지헌과 닮았다고 해서 야구팬들이 붙인 별명이다. 오지헌은 최근 개그콘서트에 복귀해 ‘얼굴로 웃기게 해주세요’라며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범호 감독도 처음 그 별명을 들었을 때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너무 민망해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였다”고 털어놓을 정도였다. 나중에는 ‘꽃범호’라는 별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오히려 “입에 쫙쫙 달라붙어 좋다.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별명”이라고 더 좋아한다.
별명의 이유와 상관없이 꽃은 좋은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범호 감독이 본업인 야구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꽃범호’ 별명은 자연스러워졌다. 모든 분야가 그렇듯 야구선수는 야구를 잘하면 더 잘 생겨 보인다. KIA의 감독으로 자리한 지금은 ‘꽃감독’으로 불린다.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지인의 조언을 듣고 한두 번 선물을 했는데 효과가 대박이었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매일 경기와 훈련이 있다. 1년에 절반은 원정을 다닌다. 아내 생일을 챙기는 것이 쉽지 않다. 프로야구 선수 아내들도 남편이 바쁜 걸 알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감독이 꽃과 케이크를 보내주니 선수와 아내는 더 감동이다. ‘감독이 이만큼 날 신경 써주는구나’라고 느낀다. 애사심이 더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로 그런 깜짝 이벤트를 경험한 선수들의 반응은 즉각적이다.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경기장에서 더 의욕적으로 플레이한다.
이어 “비록 작은 꽃다발과 케이크지만 감독이라는 사람이 그런 것을 챙겨준다면 선수 아내가 좋아할 것이다”며 “아내가 기분이 좋다면 선수도 기분좋게 집에서 나올 수 있고 경기장에서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선수의 마음을 읽고 작은 부분까지 배려하는 세심함. ‘초보감독’을 한 시즌 만에 ‘우승 명장’으로 바꿔놓은 중요한 ‘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