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장 선거, 23일 진행…허정무 측 “절대 동의 못해”

  • 등록 2025-01-10 오전 12:10:00

    수정 2025-01-10 오전 12:10:00

당초 1월 8일 열릴 예정이던 대한축구협회 제55대 회장 선거가 법원의 가처분 결정에 잠정 연기되면서 축구협회가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을 뽑는 선거가 잠정 연기라는 진통을 겪으며 예정된 날짜를 넘겼다.

당초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는 지난 8일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허정무 후보가 제출한 ‘축구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예정된 날짜에 열리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임해지 부장판사)는 선거 하루 전인 7일 허정무 후보가 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축구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에 인용 결정을 내리면서 “현재 진행되는 축구협회장 선거가 선거의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 절차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선거인단 대다수가 투명성과 공정성이 확인되지 않는 추첨 절차를 통해 구성됐다”면서 “선거 관리·운영회 위원으로 위촉된 사람이 누군지 공개하지 않아 위원회가 정관 및 선거관리 규정에 부합하게 구성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축구협회는 큰 혼란에 빠졌다. 곧바로 “선거일을 잠정 연기한다”면서 내부 논의에 돌입했다.

K리그 구단들 대부분 동계 훈련을 시작한 데다, 상당수 구단은 해외로 전지훈련을 떠났거나 떠날 예정이다. 온라인 투표나 사전 투표가 제도상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이들은 투표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법원이 지적한 선거인단 추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는 점이다. 법원은 “실제 선거인단 추첨이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졌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재 선거인단이 부적절한 절차를 거쳐 꾸려졌다고 법원이 판단한 만큼 선거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해선 선거인단 추첨부터 다시 해야 한다.

결국 축구협회 선거운영위원회는 연기된 축구협회장 선거를 오는 23일에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선거운영위원회는 “그동안 관리 규정에 위배됨 없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선거 준비를 진행했다”라면서 “법원의 선거 중단 결정은 아쉬움이 남으나 존중한다. 결과적으로 선거 일정 진행에 차질을 초래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거인단 재추첨 및 참관 △선수·지도자 등 예비 명단 작성 △후보자에게 위원회 명단 공유 등 보완된 선거 운영 내용을 설명했다.

먼저 선거인단 추첨은 선거운영위원 입회하에 선거 관련 추첨 업무 전문 외부 업체가 검증된 프로그램을 활용해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 각 후보자 측 대리인이 참관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개인정보 제공 동의가 이뤄지지 않아 선거인단에서 제외된 21명에 대해서는 3배 수의 예비 명단을 작성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동의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선거운영위원회 위원 명단 역시 외부 개입을 방지하고자 외부에 공표하지 않았으나 법원의 결정 내용을 존중해 위원 명단과 경력을 각 후보자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선거운영위원회는 논란이 된 허정무 후보의 출마 자격도 유지한다고 말했다. 축구협회 정관에 따르면 회장 선거 후보자는 선거일 당일 만 70세 미만이어야 한다. 규정대로라면 1955년 1월 13일생인 허정무 후보는 오는 13일 0시가 되면 출마 자격을 잃는다.

선거운영위원회는 “이번 선거 일정 변경은 선거 업무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강해 진행하라는 법원의 결정에 따른 것이기에 이미 등록된 후보자의 자격은 새로 정한 선거일까지 유지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허정무 후보와 신문선 후보 측은 선거운영위원회의 결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신문선 후보 측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선거운영위원회의 불공정이 인정돼서 선거일이 연기됐는데 어떻게 다시 선거운영위원회를 믿겠느냐?”라고 말했다. 허정무 후보 측 관계자도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하며 당분간 혼란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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