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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우승자 박서진(22)은 최근 골프와 밀당하는 재미에 푹 빠졌다. 주변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떨쳐낸 뒤 골프를 진정으로 즐기게 된 것이다.
박서진은 25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달까지만 해도 성적이 잘 나오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지금은 다르다”며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사라져서 그런지 마음이 편하다. 여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박서진식 골프가 완성 단계에 접어들어 기대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2019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박서진은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데뷔 시즌에 1승 이상을 거두는 슈퍼 루키 타이틀을 얻었다. 그러나 박서진은 이후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그는 지난해 톱10에 단 한 번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상금랭킹 67위를 차지했고 올 시즌에도 17개 대회에서 7번 컷 탈락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좋지 않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박교린에서 박서진으로 이름을 개명했다. 그가 슬럼프에 빠졌던 결정적인 이유는 국가대표 시절보다 잘 쳐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한국 골프에서 국가대표가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선수가 프로 무대에서도 대부분 두각을 나타내는 만큼 성공 보증수표로 통한다.
그는 “프로 무대에서 먼저 잘 치는 또래 동료들을 보며 속상했던 건 사실”이라며 “성적으로 빨리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에 내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좋지 않은 상황이 반복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서진이 골프를 접하는 자세를 바꾼 시기는 지난달 말이다. 성적에 대한 부담감에 자신의 골프와 스윙을 못하는 걸 발견한 그는 골프를 다시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성적이 좋았을 때 잘 쳐야 한다는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골프에 초점을 맞췄던 것을 깨닫고 생각을 바꾸게 됐다”며 “성적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난 뒤 마음이 너무 편해졌다. 지금은 골프 자체를 즐기고 있고 내가 하고 싶었던 골프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규투어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던 좋은 기억이 가득한 KG·이데일리 레이디스오픈을 정말 기다려왔다. 최근 샷과 퍼트 감이 올라오고 있는 만큼 올해 대회가 기대된다”며 “다시 한 번 정상에 올라 이번 대회 최초의 2연패이자 다승자로 기록되고 싶다. 대기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박서진은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 정복을 위한 전략 준비도 마쳤다. 그는 “이번 대회가 열리는 코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티샷이다. 6번홀과 9번홀, 17번홀 등 몇 개 홀에서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타수를 잃기 쉽기 때문에 페이드를 확실히 치는 전략을 세웠다”며 “그린 위에서는 퍼트로 타수를 줄일 수 있는 자신감이 있는 만큼 타이틀 방어를 목표로 한 타, 한 타 최선을 다해 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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