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관왕' 김우진의 묵직한 울림 "자만심 젖으면 NO! 해 뜨면 다 마른다"[파리올림픽]

  • 등록 2024-08-05 오전 6:00:29

    수정 2024-08-05 오전 6:00:29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김우진이 정의선 현대차 회장에게 금메달을 걸어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양궁 남자선수 최초로 올림픽 3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김우진(청주시청). 자타공인 ‘고트(G.O.A.T.·Greatest Of All Time, 역대 최고 선수)’의 자리에 우뚝 섰지만 그렇다고 들뜨거나 안주할 생각은 전혀 없다.

김우진은 4일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한국 킬러’ 브레이디 엘리슨(미국)과 슛오프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6-5(27-29 28-24 27-29 29-27 30-30 <10+-10>)로 이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남자 단체전과 혼성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던 김우진은 이날 개인전 금메달까지 더해 3관왕에 등극했다. 2021년에 열린 도쿄 대회 안산, 이번 대회 임시현에 이어 올림픽 양궁 역대 세 번째 3관왕이다. 특히 남자 선수가 양긍3관왕에 등극한 것은 김우진이 최초다.

아울러 김우진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와 도쿄 대회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개인 통산 금메달을 5개로 늘렸다.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최다 금메달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앞서 금메달 4개씩을 따냈던 김수녕(양궁), 진종오(사격), 전이경(쇼트트랙)을 뛰어넘었다.

김우진은 “많은 선배, 후배들 등을 다 통틀어서 가장 많은 메달을 보유하게 됐다”며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내 이름을 남길 수 있는 것 자체가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것이 결코 끝이 아님을 강조했다. 김우진은 “난 앞으로 더 나아가고 싶고, 은퇴 계획도 없다”며 “4년 뒤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다”고 밝혔다. 더불어 “오늘 메달은 오늘까지만 즐기겠다”며 “내일부터는 다 과거로 묻어두겠다.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재차 밝혔다.

그전까지 늘 스스로를 낮췄던 김우진은 3관왕 등극 후 자신에게 쏟아지는 ‘고트’라는 찬사에 조심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이제는 조금은 고트라 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금메달을 1개 따든, 100개를 따든 김우진은 김우진이다. 혼성전 금메달을 합작한 임시현(한국체대) 역시 “(김)우진 오빠의 꾸준함을 본받고 싶다”고 할 만큼 김우진은 늘 그대로다.

김우진은 “올림픽 금메달을 땄다고 해서 대우야 바뀌겠지만 내가 양궁을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내가 딴 메달에 영향받지 않고, 내 원래 모습을 찾아 계속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김우진은 “어린 선수들에게 해주고픈 말이 있다”며 마음속 진심을 털어놓았다. 그는 “메달을 땄다가 (자만에) 젖어있으면 안된다. 해 뜨면 다 마른다”며 “이 개인전 메달은 나 혼자 딴 게 아니다. 우리 감독님, 코치님, 협회 임원분, 선수들 모두가 하나가 돼 다 쏟아부어 이룬 것이다”고 밝혔다.

기회가 될때마다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라는 좌우명을 반복하는 김우진은 한국 양궁의 가장 큰 성공 비결로 ‘공정한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을 꼽았다.

김우진은 “공정하고 모두가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다”며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넘어 실업팀까지 이어지는 시스템을 만든 게 한국 양궁이 계속 최강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여기서 안주하면 안 된다. 개척자는 앞에서 길을 만들어야 한다”며 “우린 계속 남들이 따라오는 길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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