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LG 트윈스의 오지환이 두 번 째 FA에서 124억을 받게 된 과정을 밝혔다.
2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정근우의 야구인생’에 출연해 첫 FA에서 40억, 두 번째 FA에서 120억으로 3배 오른 선수가치 평가의 배경을 설명하며 “가족 때문”이라고 말했다.
2009년 LG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오지환은 2019 시즌이 끝난 뒤 첫 FA 자격을 얻었다. 당시 LG와 4년 총액 40억 원(계약금 16억원, 연봉 총 24억원)에 계약했으며, 2023년 두 번째 FA에서 6년 간 124억 원(보장액 100억원, 옵션 24억원) 계약을 맺었다. 오지환은 “결혼하고 와이프랑 둘이 오피스텔에서 연애하듯 즐기며 살았는데, 첫 FA 때 아이가 생겼다. 아빠라가 된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이란 걸 깨달은 동시에 책임감도 무거웠다”며 “야구라는 직업이 다르게 다가오더라. 그때부터 제대로 된 평가를 받기 위해 칼을 갈았다. 내가 먹어야 할 비판을 가족까지 받을 때는 정말 야구를 더 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결국 4년 뒤 오지환의 연봉은 3배로 올랐다. 오지환은 2023년 FA 계약을 떠올리며 “가족이 생기고 안정감과 책임감이 생겨서 이렇게 된 것이라 생각하고 내 마지막 6년을 LG에서 더 열심히, 죽을 힘을 다해 뛰겠다고 다짐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오지환은 지난 해 자신을 믿어준 LG에게 우승이라는 선물을 선사했고, MVP까지 받으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오지환은 “올해 의도치 않게 다치고 팀 성적도 부진해 미안함이 있다”며 “내년 시즌을 위해 지금도 아침마다 러닝 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지환은 과거 자신에 대한 일부 야구팬들의 부정적인 이미지와 그 이미지 때문에 선동렬 감독이 겪었던 고충에 대해 속내를 털어놓으며 “감독님한테 너무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다”며 “나는 노력을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내 노력이 부족했다는 게 결론이다”고 고백했다. 오지환이 선동렬 감독에게 전한 미안함은 2018년 당시 국가대표 야구팀 감독 선동렬이 국정감사에 불려나간 일에 대한 것. 당시 선동렬 감독과 국가대표 선수단은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고 돌아왔으나 선동렬 감독이 선수선발에 있어 부정한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이 한 시민단체로부터 제기됐고, 그 당사자로 오지환이 지목됐던 사건이다. 선동렬은 국정감사장에서 “현재의 가장 컨디션 좋은 선수를 뽑은 것”이라고 소신을 밝힌 바 있다. 해당 사건은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전혀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고가 이뤄졌으며 아무런 결론도 나오지 않은 채 마무리돼, 대표팀에서 헌신하며 금메달에 기여한 오지환과 ‘국보급 투수’ 선동렬의 명예만 실추시켰던 사건으로 남았다. 정근우는 “오지환 만큼 수비 잘하는 사람이 없었고, 나라도 오지환을 뽑았을 거다”며 “그 시간을 오지환이 잘 넘겨 성장했다고 생각한다”며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