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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당선자는 1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총 투표수 1209표 중 417표를 획득해 다른 5명의 경쟁 후보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유 당선인의 임기는 2029년 2월까지다. 반면 2016년 통합 체육회장으로 당선돼 2021년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기흥 회장은 3선에 도전했으나 379표를 얻는데 그쳐 2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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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이나 IOC 선수위원 선거와 같은 대반전 드라마였다. 유 당선인은 선거 초반에만 해도 유력한 후보로 평가되지 않았다. 화려한 경력에도 불구, 대한체육회 같은 거대 조직을 이끌기에는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우려가 컸다.
선거 막판에는 대한탁구협회장 시절 후원금 페이백 의혹 및 탁구 국가대표 바꿔치기 논란이 불거졌다. 이로 인해 다른 후보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기도 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엘리트 체육인이라는 점도 투표권을 가진 선거인단의 마음을 잡았다. 특히 일선 체육 지도자와 심판들의 처우 개선을 공약으로 적극적으로 내세운 것이 큰 효과를 봤다는 평가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변화를 바라는 체육계의 목소리가 유 당선자에게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며 “선수 출신으로 젊고 참신한 이미지가 젊은 체육인들에게 먹혔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체육을 이끌 중책을 맡은 유 당선자의 가장 시급한 숙제는 정부와 신뢰 회복이다. 대한체육회는 이기흥 회장 시절 문체부와 수년 동안 극단적인 갈등을 빚었다. 그런 만큼 유 당선인은 임기가 시작되면 가장 먼저 문체부와 관계를 되살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 당선인이 정상적으로 대한체육회장 임기를 시작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제법 있다. 유 당선인과 관련돼 문체부 산하 기관인 스포츠윤리센터에 6건의 신고가 접수된 상태다. 이 중 3건은 대한탁구협회장 시절 후원금 인센티브 수령에 대한 횡령·배임 신고다.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국가대표 교체 과정에서도 부적절한 영향력을 미쳤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신고가 들어갔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이미 이 문제에 대해 직권 조사를 마친 상태다. 만약 스포츠윤리센터가 문체부에 수사 의뢰 및 직무 정지를 요청한다면 유 당선인에게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유 당선인은 “기분이 좋다기보다는 많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여정을 함께 달려온 다섯 분의 후보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금 체육계에는 많은 현안이 있다. 하나씩 풀어가야 하는데 혼자서는 불가능하다”며 “체육인 여러분과 관계자분들이 힘을 모아야 가능하다. 그 역할을 부족하지만, 열심히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