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후보’ 유승민, “나이는 자랑... 단일화 고민하되 서두르진 않아”(종합)

3일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 기자 회견
"체육회 향한 걱정, 희망·행복으로 바꿔드릴 것"
"선거 방식, 현장 선수·지도자 목소리 내기 힘들어"
  • 등록 2024-12-03 오전 11:45:07

    수정 2024-12-03 오후 8:47:06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후보 단일화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대한체육회장 공식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 전 회장은 3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의 더플라자 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대한체육회장 공식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유 전 회장은 ‘글로벌 하드워커와 함께 그리는 대한민국 체육의 미래’를 주제로 포부를 밝혔다.

유 전 회장은 현재 한국 체육을 보며 “많은 국민의 질타와 비판 속에 대한체육회의 리더십은 사라지고 체육을 대변해 목소리를 내고 앞장서야 할 리더들은 뒤에 숨어서 눈치를 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4 파리올림픽의 성과를 바탕으로 올림픽 특수를 누려야 할 선수, 지도자, 후원기업, 협회, 지방체육회의 기대와 희망이 자취를 감췄다”라고 덧붙였다.

유 전 회장은 “이 모든 걱정과 두려움을 다시 희망과 행복으로 바꿔드리기 위해 대한체육회장으로 도전하고자 한다”라며 “저의 큰 결심과 용기가 이 시간에도 현장에서 목소리를 숨겨야 하는 많은 체육인에게 한 줄기 빛이 되고자 하는 바람으로 결심하게 됐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유 전 회장은 △지방체육회 및 종목 단체 자립성 확보 통한 동반 성장 △선수 & 지도자 올 케어 시스템 도입 △학교 체육 활성화 프로젝트 △생활체육 전문화를 통한 선진 스포츠 인프라 구축 △글로벌 중심의 K-스포츠 △대한체육회 수익 플랫폼 구축 통한 자생력 향상 등 6가지 공약을 밝혔다.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대한체육회장 공식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나이를 언급하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 전 회장은 숫자 ‘42’의 의미도 밝혔다. 그는 “42세인 제가 42대 대한체육회장으로 도전한다”라며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왕하오를 꺾었던 세트 점수도 4-2였다. 만리장성을 넘었던 기백으로 체육회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끌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기 체육회장 선거에는 이기흥(69) 현 회장이 3선을 노리는 가운데 유 전 회장, 강신욱(69) 단국대 명예교수, 강태선(75) 서울시 체육회장, 김용주(63)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박창범(55) 전 대한우슈협회장, 안상수(78) 전 인천시장, 오주영(39)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이 도전장을 냈다.

자연스레 야권 단일화가 큰 화두다. 유 전 회장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은 없으나 필요하면 하겠다”라면서도 “저 나름의 비전과 철학이 있기에 목매진 않을 것이다. 필요하면 공정한 대화를 통해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내가 앞서 있다고 생각하기에 (단일화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기술적이고 복잡한 부분이기에 모두가 결심이 서면 동의할 방법으로 진행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대한체육회장 공식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 전 회장은 “사실 많은 분께서 이기흥 회장에 관해 물어보시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출마 선언은 하지 않았다”라며 “체육계를 걱정하고 이끌어 갈 고민에 하루가 모자라 신경 쓸 틈이 없다”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단일화 과정이 쉽진 않겠으나 협의되면 어떤 결과도 받아들이는 게 스포츠인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히는 젊은 나이에 대해서는 “자랑”이라며 “누구보다 부지런히 뛸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40대이기에 선배 그룹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어려울 땐 길을 묻고 모색하겠다”라며 “나이가 단점이라는 생각은 안 해봤다. 현장 지도자와 격의 없이 소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 전 회장은 회장 선거 구조에 대한 아쉬움도 밝혔다. 그는 현직에 유리한 선거라는 부분에 많은 체육인이 공감한다며 “평일 대면 선거로 전지훈련과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 지도자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룰은 정해졌고 스포츠인답게 바꿀 생각은 없다”라며 “제 목소리가 들리신다면 선수, 지도자가 중심이 될 수 있게 목소리를 내달라”라고 전했다.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 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대한체육회장 공식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끝으로 유 전 회장은 “자리가 욕심 나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도 해봤으니 체육회장 하려고 나온 게 아니고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 느끼고 나왔다”라며 “체육이 지닌 가치는 무궁무진한데 안 좋은 이슈만 나오는 거 같아 마음이 무겁다. 후배 볼 낯도 없다. 다양한 후보가 각자 강점 제시하겠지만 그 기간 체육인이 똘똘 뭉쳐서 밝은 이슈가 나왔으면 한다. 결과는 하늘이 점지해 주겠지만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보답하겠다”라고 말했다.

IOC 선수 위원으로 활동했던 유 전 회장은 지난 2019년 5월 보궐선거를 통해 대한탁구협회장에 올랐다. 이후 2021년 11월 선거에서 재선됐고 체육회장 출마를 위해 지난 9월 사임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유 전 회장은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탁구가 혼합 복식과 여자 단체전에서 각각 동메달을 따는 데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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