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영웅’으로 8년 만에 연출로 복귀한 윤제균 감독이 ‘아바타:물의 길’과 불가피한 경쟁에 이같이 밝히며 “작품으로 사랑받고 싶다”는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윤 감독은 14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한 ‘영웅’ 인터뷰에서 “원래 긴장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오랜만의 복귀라 그런지 솔직히 많이 떨린다”고 말했다.
‘영웅’은 윤 감독이 2014년 개봉작인 ‘국제시장’ 이후 처음 내놓은 영화다. 2012년 동명의 뮤지컬을 관람한 뒤 큰 감동을 받아 영화화를 결정했다.
그는 “안중근과 이토 히로부미가 아닌, 안중근과 어머니의 드라마가 제 마음을 움직였다”며 “조마리아가 ‘사랑하는 내 아들, 도마’를 부를 때 오열을 하면서 ‘내가 느낀 이 감정을 영화로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윤 감독은 ‘영웅’을 영화로 만들며 두 가지를 목표로 세웠다. 하나는 뮤지컬 본 이들도 실망하지 않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세계 시장에 내놨을 때 부끄럽지 않은 영화를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그러한 목표로 뮤지컬의 주인공인 정성화를 영화에도 기용했다.
윤 감독은 “사실 일각에서 반대가 있었던 것 같은데, 감독으로서 두 가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정성화 외에 대안이 없었다”며 “촬영을 하면서 그 생각이 맞았음을 정성화가 보여줬다”고 배우에게 고마워했다. 그러면서 “만약 정성화가 안 한다고 했으면 집에 찾아가서 무릎을 꿇고 빌었을 거다”라는 너스레로 정성화의 캐스팅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영웅’은 뮤지컬 무대의 감동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가져오기 위해 노래 전체의 70%를 라이브 녹음 방식으로 촬영했다. 소음을 최소화하려고 출연진과 스태프 전원이 한 겨울에도 패딩을 입지 못하고 바닥에 담요를 깔아야 했으며, 신발에도 천을 둘러야 했다.
동시에 연기와 노래 모두 만족스러운 컷을 얻기도 쉽지 않았다. 영화의 엔딩을 장식하는 정성화의 ‘장부가’는 총 두 차례 재촬영을 했는데 각각의 촬영이 10차례 이상의 테이크 끝에 오케이가 떨어졌다.
‘영웅’은 이틀 뒤에 관객의 심판을 남겨놓고 있다. ‘해운대’ ‘국제시장’으로 국내 최초 쌍천만 흥행 기록을 보유한 감독답게 흥행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을 터다.
윤 감독은 “개봉을 앞두고 배우들에게 ‘간절히 기도하자’고 딱 한마디 했다”며 “20년간 영화를 해보니 흥행은 하늘에서 주는 거더라. 영화 잘 만들어 놓고 겸허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것밖에 없는 것 같다”고 자세를 낮췄다.
‘영웅’은 1909년 10월26일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로 오는 2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