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바타:물의 길’(감독 제임스 카메론)은 개봉일인 이날 오전 7시께 사전 예매량 86만장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5월 개봉한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의 개봉 당일 사전 예매량 104만장에는 못 미치는 수치이나, 다른 영화와는 압도적인 수치 차이로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아바타:물의 길’은 2009년 기술적·상업적 성취를 일구며 세계 영화산업에 한 획을 그은 ‘아바타’의 속편이다.
‘아바타’는 국내에서 외화 최초로 1000만 관객을 모았으며,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역대 흥행 1위에 올라 있는 작품이다. ‘아바타:물의 길’의 개봉을 앞두고 극장주가 들썩인 이유다.
‘아바타:물의 길’의 러닝타임은 전편보다 26분이 더 늘어난 192분이다. 러닝타임이 2시간을 넘어가면 집중력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무려 3시간을 넘어선다. 1시간 이내의 시리즈물에 길들여지고 있는 요즘 특히 젊은 관객들이 3시간 이상의 영화를 어떻게 버털지 미지수다.
러닝타임이 155분이었던 ‘이터널스’(누적관객 305만명), 161분이었던 ‘블랙 팬서:와칸다 포에버’(누적관객 210만명) 등 국내에서 인기 좋은 마블영화조차 긴 러닝타임에 지루하다는 평가를 들으며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긴 러닝타임 때문에 영화관의 상영회차가 줄어드는 것도 천만 흥행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한 상영관에서 ‘아바타:물의 길’을 상영할 수 있는 회차는 5회차, 길어야 6회차다. 2시간 분량의 다른 영화들과 비교하면 1~2회차 정도 적은 셈이다. 이 때문에 일부 상영관에서는 이례적으로 오전 6~7시대에 1회차를 배정했다.
‘영웅’을 연출한 윤제균 감독은 유머를 장착한 휴먼 코드 짙은 작품으로 대중의 마음을 공략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온 감독이다.
동명의 유명 뮤지컬을 영화화한 ‘영웅’은 감독의 장기가 잘 묻어난 작품이다. 초반부의 다소 헐거운 서사도 후반부의 감동적인 뮤지컬 넘버와 어우러진 배우들의 호연으로 아쉬움을 상쇄시킨다. 영화는 끝을 향해 갈수록 서사와 감정의 밀도가 높아진다. 안중근 의사의 뜨거운 애국심과 그것을 묵묵히 지지하는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의 결연함에 대한민국 관객은 마음을 열지 않기 쉽지 않다.
‘아바타:물의 길’은 일단 압도적인 예매율과 예매량을 기록하며 흥행의 청신호를 켰다. 그러나 전편과 같은 흥행을 기록할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