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K팝계에 삼성·현대 같은 글로벌 기업 나와야"

15일 관훈포럼서 기조연설
"글로벌 음악 시장서 K팝은 '다윗' 수준"
"슈퍼 IP 지속 확보 위한 시스템 갖춰야"
"멀티레이블 체제·플랫폼 강화 힘 쓸 것"
  • 등록 2023-03-15 오전 10:33:05

    수정 2023-03-15 오전 10:33:05

하이브 방시혁 의장이 15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포럼에 참석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K팝계에도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이 등장해야 합니다.”

하이브 방시혁 의장은 15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포럼에서 K팝의 글로벌 역량 강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방 의장은 “전 세계에서 K팝은 분명 신드롬으로 여겨지고 있고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월드스타’이자 ‘슈퍼 IP’로 일컬어지고 있으나, 지금의 이 자랑스러운 성취에 만족하기 보다는 오히려 위기감을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와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은 분명하지만, 글로벌 시장 전체를 놓고 보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견해를 밝혔다.

방 의장은 K팝을 ‘다윗’에 비유했다. 그는 “글로벌 음반 시장에서 국내에 거점을 두고 있는 K팝 회사들의 매출 점유율은 아직 2% 미만”이라며 “한마디로 현재의 K팝은 세계 시장에서 ‘골리앗’과 같은 메이저기업들 틈에 있는 ‘다윗’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등 주류 시장에서 K팝 성장률이 최근 둔화하고 있으며 K팝 음반 수출 성장률도 2020년부터 감소세를 보인다. 이러한 지표들은 현장 일선에 있는 종사자들에게 경각심을 갖게 한다”고 우려했다.

방 의장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삼성이 있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현대가 있듯, K팝에서도 현 상황을 돌파해나갈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등장과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K팝의 지속 성장을 위해 필요한 3가지로 △글로벌 시장 내 존재감 및 영향력 강화, △슈퍼스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운영방식, △슈퍼 IP 탄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플랫폼 진화 등을 꼽았다.

‘사람’도 중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방 의장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사람’에서 온다고 말씀드려왔는데 여전히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 “존중과 성장을 최우선으로 하는 아티스트 육성 시스템을 K팝의 경쟁력으로 삼아야 하며 K팝 위상이 높아지는 만큼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서도 업계가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시스템을 더욱 강화해나갔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방 의장은 “하이브는 K팝 그 이상을 바라보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선두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해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도전해나갈 예정”이라면서 “이타카 홀딩스, QC 미디어홀딩스 인수 등으로 물리적, 장르적 확장을 보여드렸으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다양한 색깔의 레이블들을 맞이하는 데 언제나 열려 있는 시스템으로서 멀티 레이블 체제를 확대해나갈 것”이라면서 “K팝에서 시작한 회사만이 가능한 콘텐츠와 플랫폼 경쟁력을 계속 강화해나가면서 글로벌 제작 시스템 측면에서 다양한 이종 장르, IP들과의 융합을 추구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덧붙여 “위버스와 같은 플랫폼들을 중심으로 음악과 기술의 접목이 탄생시킬 수 있는 팬 경험의 새로운 스펙트럼을 발굴하는 시도도 이어질 예정”이라고도 했다.

끝으로 방 의장은 “지난 10년여간 아티스트와 업계 종사자, 팬덤이 함께 키운 글로벌 역량을 기반으로 골리앗과 어깨를 견주려는 ‘다윗’의 도전을 응원해주시면 좋겠다”면서 “저부터 우리가 만든 음악과 콘텐츠를 오래 즐길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지고 힘 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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