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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은 5일 싱가포르의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 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총상금 18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엮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고진영은 단독 2위 넬리 코다(미국)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그는 손목 부상 때문에 여름부터 긴 부진에 빠졌다. 시즌 중이었던 8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두 달이나 휴식을 취할 정도로 손목 상태가 좋지 않았다. 손목 통증이 심해진 시즌 중·후반 6개 대회에서 고진영이 컷을 통과한 건 단 두 번. 3차례나 컷 탈락을 당했고 기권도 한 번 했다. 컷 통과한 대회에서는 공동 33위, 공동 71위를 기록하는 등 부진의 늪에 빠졌다. 통산 152주간 지켜온 세계 랭킹 1위에서 내려와 현재 5위를 기록하고 있다.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은 한국 선수들에게는 ‘약속의 땅’과 같다. 박인비(2015·2017년), 장하나(2016년), 박성현(2019년), 김효주(2021년), 고진영(2022년) 등 최근 7차례 대회에서 6번이나 한국 선수들이 정상에 올랐다. 2년 연속 우승한 건 고진영이 최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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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자들의 샷이 흔들리면서 고진영은 어느새 3타 차 선두가 됐다. 16번홀(파5) 세 번째 샷을 마친 뒤 갑작스럽게 내린 폭우 때문에 경기가 한 시간 가량 중단됐지만, 고진영은 경기 재개 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남은 3개 홀을 모두 파로 마무리한 고진영은 기다리던 우승을 확정했다..
고진영의 우승은 최근 18개 대회 연속 무승에 그친 한국 선수들에게도 큰 의미가 있다. 지난해 6월 전인지(29)의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 이후 18개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의 우승이 나오지 않았는데, 이는 2007년 7월 에비앙 마스터스부터 2008년 5월 코닝 클래식까지 27개 대회 연속 무승 이후 15년 만에 나온 최다 기록이었다. 고진영은 이날 우승으로 한국 선수들의 하락세를 끊어낼 계기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