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SM 인수 중단, '졌잘싸' 아냐…결과에 아주 만족"[종합]

"SM 지배구조 개선 기여하며 카카오와 협력"
"구체적 협력 내용· SM 지분 처리 계획은 아직"
"멀티레이블 강화 등 글로벌 기업 향한 노력 지속"
"'군복무' BTS '완전체' 재개는 2025년 희망"
  • 등록 2023-03-15 오후 1:03:46

    수정 2023-03-15 오후 7:20:41

하이브 방시혁 의장(사진=하이브)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가장 하이브스러운 선택이었습니다. 일각에선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의 줄임말)라고 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결과에 아주 만족합니다.”

하이브 방시혁 의장은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SM) 인수 절차 중단 결정을 내림과 동시에 SM 경영권을 손에 쥐게 된 카카오와 플랫폼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뜻을 모은 데 대해 이같이 자평했다.

방 의장은 15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 포럼에서 지난 한 달여간 벌어진 SM 인수전 관련 질문을 받고 “하이브가 SM 인수 카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한 것은 2019년부터”라면서 “조용히 2차례 오퍼를 넣었는데 거절당했고, 그 이후 내부에서 찬반이 계속 됐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그러던 중 굉장히 갑작스럽게 이수만씨에게 지분 인수 의향을 묻는 연락을 받았고, 과거 인수 반대 요인으로 생각했던 부분들이 많이 사라졌다고 판단해 인수 절차에 나섰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하이브는 SM 총괄 프로듀서였던 이수만의 지분 14.8%를 매입한 뒤 인수전에서 카카오보다 유리한 위치에 섰다. 그러나 하이브는 ‘쩐의 전쟁’ 격화 및 지속 흐름 속 끝내 인수 중단 결정을 내렸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방 의장은 “시장이 과열될 정도의 치열한 인수전은 예상 밖이었다”며 “주주 가치를 훼손하고 시장 질서를 흔들면서까지 전쟁을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외부에선 숫자만 보였겠지만, 수많은 시간과 노력, 구성원들의 감정 노동이 들어가는 일이었다”면서 “끝내 SM 인수가 하이브스럽지 않다고 판단해 기존 우리의 로드맵대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지향하면서 혁신 기업에 투자해나가자는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각에서 ‘카카오의 일방적 승리’라는 반응을 보이는 데 관해선 “인수라는 것을 승패의 관점으로 보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방 의장은 “아무리 이렇게 얘기해도 ‘졌잘싸’라고 얘기하는 분들이 있을 텐데”라고 웃어 보인 뒤 “개인적으로는 SM의 지배구조를 해결하는 데 기여함과 동시에 카카오와 미래의 가장 중요한 축이라고 생각하는 플랫폼 관련 협의를 했다는 점에서 결과에 아주 만족한다”고 했다.

다만, 카카오와의 협력 사항에 대해선 “아직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빠른 시간 안에 실질적 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면서 말을 아꼈다. SM 지분 처리 계획에 대해서도 “휴가를 떠난 협상 팀 직원들이 돌아오면 하이브스러운 선택을 위해 함께 고민해볼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아울러 SM 인수 중단 결정에 대한 이수만의 반응을 묻는 말에는 “결정을 끝낸 뒤 말씀드렸는데 ‘이길 수 있는데 왜 그만하냐’ 정도로 얘기하신게 전부”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와 ‘나무심기’ 등 ESG 사업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던 사항들 또한 논의해야 할 부분이 남았다고 했다.

(사진=하이브)
한편 방 의장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K팝의 글로벌 역량 강화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방 의장은 “전 세계에서 K팝은 분명 신드롬으로 여겨지고 있고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월드스타’이자 ‘슈퍼 IP’로 일컬어지고 있지만, 최근 미국 등 주류 시장에서 K팝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어 성취에 만족하기보다는 오히려 위기감을 가져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의 K팝은 세계 시장에서 ‘골리앗’과 같은 메이저 기업들 틈에 있는 ‘다윗’과 같다”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삼성이 있고,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현대가 있듯, K팝계에서도 현 상황을 돌파해나갈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의 등장과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방 의장은 K팝의 지속 성장을 위해 필요한 3가지로 △글로벌 시장 내 존재감 및 영향력 강화, △슈퍼스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운영방식, △슈퍼 IP 탄생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플랫폼 진화 등을 꼽았다. 앞으로 하이브의 멀티 레이블 시스템을 더욱 강화해나가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그러면서 방 의장은 “하이브는 K팝 그 이상을 바라보며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선두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해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도전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포럼 말미에는 차례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완전체’ 활동을 쉬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활동 재개 계획 및 방향성에 대한 질문에도 답했다.

방 의장은 “모든 멤버가 군 복무를 마치는 2015년 정도엔 ‘완전체’ 활동을 재개할 수 있길 희망하고 있다. 멤버들과도 합의한 부분”이라고 했다. 더불어 “멤버들과의 계약 기간은 아직은 좀 남아 있는 상황”이라면서 “남은 기간 동안 멤버들과 앞으로도 하이브와 계속해서 함께할 것인지에 관해 더 얘기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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