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페이스' 박지현 "역할=운명처럼 주어져, 김대우 감독 100% 믿었다"[인터뷰]②

  • 등록 2024-11-19 오후 3:11:07

    수정 2024-11-19 오후 3:11:07

(사진=스튜디오앤뉴, 쏠레어파트너스, NEW)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박지현이 영화 ‘히든페이스’ 속 캐릭터 미주에게 애착과 매력을 느낀 이유와 오랜 팬이었던 김대우 감독과의 작업 소감을 전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만나는 캐릭터들과의 운명적 연결성을 느낀다며, ‘히든페이스’ 미주 캐릭터와도 운명적으로 만난 것 같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박지현은 ‘히든페이스’(감독 김대우)의 개봉을 앞두고 1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히든페이스’는 실종된 약혼녀 ‘수연’(조여정 분)의 행방을 쫓던 ‘성진’(송승헌 분)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박지현 분)가 나타나고, 사라진 줄 알았던 ‘수연’이 그들과 가장 가까운 비밀의 공간에 갇힌 채 벗겨진 민낯을 목격하며 벌어지는 색(色)다른 밀실 스릴러다. ‘히든페이스’는 ‘방자전’, ‘인간중독’의 김대우 감독이 10년 만에 복귀한 스크린 연출 컴백작이다. 박지현은 앞서 ‘방자전’, ‘인간중독’으로 김 감독과 인연을 맺은 베테랑 선배 송승헌, 조여정과 함께 ‘미주’ 캐릭터로 새롭게 김대우 감독의 뮤즈 대열에 합류했다.

박지현이 연기한 ‘미주’는 ‘히든페이스’의 극적인 전개와 세 사람의 관계성 변화에 핵심 열쇠가 되는 캐릭터다. ‘미주’는 본인 스스로도 자신의 욕망에 솔직한 인물이면서, ‘수연’과 ‘성진’의 욕망과 본능을 일깨우는 트리거같은 존재다. 미주가 나타나 성진을 유혹하고 수연의 빈 자리를 자신이 채워나갈수록 세 사람의 관계와 욕망, 이들을 둘러싼 주변의 환경도 송두리째 흔들린다. 김대우 감독은 박지현과의 첫 미팅에서 ‘미주’의 느낌을 받아 주저 없이 그를 캐스팅했다고 밝히기도.

박지현은 이 작품에 특별히 끌린 이유를 묻자 “워낙 김대우 감독님의 팬이기도 했고, 처음 대본 읽었을 때 미주라는 캐릭터를 바라보며 나만의 색깔로 그려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며 “내가 연기자라면 이렇게 표현하면 재미있겠다란 생각이 들었고, 세 인물의 관계성도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각색이 된 대본인데 각색된 작품이란 사실을 까먹었을 정도로 원작과 다른 느낌을 잘 각색됐더라. 흥미롭게 대본을 단숨에 읽은 기억”이라고 떠올렸다.

김대우 감독과의 첫 미팅 풍경도 회상했다. 박지현은 “사실 연기자로 일하면서 오디션부터 미팅까지 수많은 작업들을 만나며 느낀 점 이 있다. 배우에게 주어진 역할이 따로 있다는 어떤 운명적 느낌을 믿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 않는 캐릭터, 안 되는 작품이 있더라. 반면 자신의 입장에서 ‘내가 크게 노력을 했나?’ 싶은데도 만나게 되어버리는 역할도 있다”라며 “연기를 잘 하고 못 하고를 떠나 운명적인 주어짐이 있다고 생각했다. 항상 느낀 게 미팅 때 절실했던 역할일수록 내가 상처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더라.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미팅이나 오디션 때 막 억지로 뭔가를 만들어 보여드리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드리게 됐다. 그저 편히 대화하면 있는 그대로의 날 보여드리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봐주시는 감독님을 만날 때 자연스레 그 역할을 맡게 된 것 같다. 그 시기부터 미팅, 오디션에 대한 부담이 사라졌고 이후 만난 ‘히든페이스’의 첫 미팅 때도 편안히 임한 기억”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첫 미팅 때도 감독님 팬이라고 이야기하며 취미 등의 시시콜콜한 이약를 했다. 다만 대화하며 사람 사이에 느껴지는 미묘한 느낌이랄까, ‘이 사람 나랑 결이 맞는 것 같은데?’ 가벼운 대화 속에서 그런 감정을 느꼈고, 감독님도 그런 느낌을 받으신 게 아닐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스스로 미주 캐릭터를 잘 표현해낼 자신감도 있었다고. 박지현은 “모든 사람에게는 항상 다양한 욕망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욕망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것이라 생각한다. 선과 악을 떠나서 그 사람이 어떤 관계와 상황을 마주하느냐에 따라 드러내는 욕망도 달라진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스스로는 평소 욕망을 드러내는데 좀 솔직한 편이다. 미주란 친구도 본인이 지닌 욕망을 상대방 앞에 솔직히 드러낼 줄 안다는 지점에서 나와 닮았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또 미주의 모습을 상상했을 때의 외형적 이미지랑도 스스로가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순수하면서도 순진한 눈빛, 그와 대비되는 강렬한 눈빛 두 가지의 눈빛을 스스로 다 갖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베드신 등 몇몇 장면을 표현하는 과정에 있어선 스스로 상황에 맞게 캐릭터를 제대로 표현해낼 수 있을까 확신을 느끼지 못해 부담감을 느낀 적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박지현은 “배우가 감독님과 작가님이 생각한 그림을 배우가 정확히 표현해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배우가 갖는 주관도 중요하지만, 감독님과 작가님이 생각한 그림을 표현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내가 생각한 장면을 향한 해석과 감독님의 해석이 다를 수도 있지 않나, 또 함께한 다른 선배님들도 그 신을 다르게 생각하셨을 수 있으니까. 그런 점에서 스스로 잘 표현해낼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그런데 감독님과 이야길 나눠보니 다행히 감독님이 추구하신 미주의 캐릭터랑 제가 생각한 캐릭터의 결이 굉장히 비슷했다. 감독님께서 나중엔 되게 칭찬도 많이 해주셔서 더 확신을 가질 수 잇었다. 감독님께서 ‘자신조차 생각지 못했던 미주의 어떤 부분들을 보여줘서 고맙다고 해주시더라”고 되돌아봤다.

현장에선 100% 김대우 감독의 판단을 전적으로 믿고 따를 수 있었다고도 전했다. 그는 “그냥 무조건 감독님을 100% 믿었다. 앵글이나 모니터 등을 신경 쓸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예컨대 평소에는 캐릭터의 의상이나 헤어 등 요소에 있어서도 의견을 많이 내는 편인데 이번에는 그런 면도 감독님의 말씀을 전적으로 수용했다”며 “모든 게 이해가 됐기에 편히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촬영하며 스스로조차 몰랐던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박지현은 “미주가 수연과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슬퍼해야 할 신이 아닌데, 대사를 하면서 슬픔을 느낀 장면이 있다. 슬플 신이 아닌 곳에서 슬픔을 느끼며 미주의 마음을 또 한 번 깨닫게 된 지점이 있다”라며 “이를 통해 나라는 사람도 생각보다 사랑이란 감정을 굉장히 무겁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깨달았다. 원래도 어느 정도 알고 있던 스스로의 특징임에도 욱할 줄 몰랐던 지점에서 욱하며 새롭게 느꼈다”고 고백했다.

한편 ‘히든페이스’는 오는 20일 개봉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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