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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부터 시작해 모든 것이 특이한 경기장이다. 수도 도하의 도심 한가운데인 라스 아부 아부드 지역에 있는 974 경기장은 세계 최초의 조립식 재활용 경기장이다. 이번 월드컵을 개최하면서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한 카타르 정부의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이 경기장은 수출입 항구에서나 볼 수 있는 974개의 컨테이너를 활용한 모듈식 디자인으로 돼있다. 컨테이너는 물론 경기장 철제 뼈대나 관중석도 해체할 수 있는 구조물이다.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장과 비슷한 분위기다. 마침 카타르의 국제전화 국가번호도 ‘974’라 자연스럽게 974 스타디움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래서 이번 월드컵에서 화제가 된 경기장 에어컨 시스템이 974 스타디움에는 없다. 경기가 열릴 때 에어컨 바람으로 한기까지 느껴지는 다른 경기장과 달리 이곳은 더운 기운이 그대로 느껴진다. 그래서 더위가 심한 낮 경기는 열리지 않는다. 그래도 인근 해안에서 부는 해풍이 뜨거운 열기를 어느 정도 식혀준다.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렀다. 마치 홈구장처럼 경기장 잔디나 분위기에 미리 적응할 수 있었다.
974 스타디움은 다르다. 한국은 이곳을 처음 밟는다. 체력 회복을 위해 경기장 사전 답사도 취소했다. 브라질과 경기 당일에 처음으로 경기장을 방문하고 잔디를 경험한다.
반면 브라질은 이 경기장에서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 바 있다. 스위스와 2차전을 이곳에서 치러 1-0으로 승리했다. 경기장 적응 면에서도 우리가 브라질에 비해 불리한 입장이다.
과연 세계 최초의 재활용 경기장이라는 남다른 의미를 갖는 974 스타디움이 한국 축구에 있어 새로운 기적의 장소로 기억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