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골프, 한국도 미국도 '춘추전국시대'

  • 등록 2013-04-22 오후 7:29:15

    수정 2013-04-22 오후 7:29:15

21일 끝난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최종라운드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한 양수진(KLPGA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인오 기자] 올 시즌 한국과 미국의 여자골프가 ‘춘추전국시대’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매 대회 우승자가 바뀌는 ‘절대강자 품귀현상’이 이어지고 있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골프 여제’ 경쟁이 뜨겁다.

21일 끝난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한 양수진(22·정관장)은 “프로 대회 참가한 모든 선수가 우승 후보다”라며 KLPGA 투어의 상향 평준화 현상을 설명했다.

올 시즌 KLPGA 투어는 지금까지 소화한 4개 대회에서 4명의 우승자를 배출했다.

지난해 12월 대만에서 열린 KLPGA 투어 2013시즌 개막전 스윙윙스커츠 월드레이디스 마스터스에서는 LPGA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나연(26·SK텔레콤)이 연장전 끝에 우승트로피를 품었다. 일주일 후 중국에서 열린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오픈에서는 프로 전향 2개월 된 ‘루키’ 김효주(18·롯데)가 프로 첫 우승을 신고했다.

14일 끝난 국내 개막전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는 김세영(20·미래에셋)이 유일한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하며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일주일 후 열린 넥센 대회 2라운드까지 단독 4위로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바라봤지만 마지막 날 8오버파로 무너졌고, 초대 챔피언의 영광은 양수진에게 돌아갔다.

5월3일부터 경기도 안성 마에스트로CC에서 열리는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도 첫 다승자 배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주 대회에 불참했던 김자영(22·LG)이 돌아오고, 컷 탈락의 아픔을 겪은 김하늘(25·KT)은 “무조건 우승이다”라며 명예 회복을 위해 배수진을 쳤다.

LPGA 투어는 109주 동안 이어져온 ‘청야니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놓고 전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18일, 당시 세계랭킹 2위였던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청야니(대만)를 끌어내리고 1위에 등극했다. 하지만 ‘한 달 천하’로 마감됐다. 올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른 박인비(25)가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을 앞둔 16일 한국 선수 역대 두 번째 ‘골프 여제’가 됐다.

당시 루이스는 “지난주에 나는 잘못한 것이 하나도 없었는데 2등으로 떨어졌다. 누가 와서 설명이라도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멋쩍게 웃었다. 독특한 랭킹 산정 방식 때문에 경기를 치르지 않고도 1위를 빼앗긴 꼴이 된 것이다.

22일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박인비는 다시 웃었다. 롯데 챔피언십 공동 4위로 2주 연속 1위 자리를 지켜냈고, 재탈환을 노리던 루이스는 공동 9위로 역전에 실패했다. 하지만 안정권은 아직 아니다. 둘의 점수 차가 0.34점이기 때문에 1개 대회 결과로도 순위는 바뀔 수 있다.

세계랭킹 3,4위인 최나연과 청야니는 근소한 차이로 박인비를 추격하고 있다.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도 유소연(23·한화)을 6위로 끌어내리고 5위로 올라서면서 1위를 위협하고 있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왼쪽 네 번째)이 2위 스테이시 루이스(왼쪽 두 번째), 3위 최나연(왼쪽 여섯 번째), 4위 청야니(왼쪽 다섯 번째) 등과 지난 18일 열린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포토콜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롯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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