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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홀 경기에 2차 연장전까지 치른 끝에 SK텔레콤 오픈 우승을 차지한 ‘탱크’ 최경주(54)가 다시 18번홀 그린 앞에 있는 개울로 걸어가더니 공이 떨어졌던 작은 섬으로 이동해 캐디와 함께 기념촬영했다. 최경주는 이 섬에 ‘KJ CHOI 아일랜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19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원) 마지막 날 4라운드. 최경주가 정규 라운드 18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 박상현과 연장에 돌입했다.
5타 차 선두로 출발한 최경주는 이날 3타를 잃었고, 7타 뒤진 공동 6위로 경기에 나선 박상현은 4타를 줄이면서 나란히 최종합계 3언더파 281타를 쳐 승부를 내지 못했다.
18번홀에서 이어진 1차 연장에서 최경주에게 천운이 따랐다. 약 237야드를 남기고 3번 우드로 친 두 번째 샷이 빗맞으면서 그린 앞쪽 페널티구역에 떨어졌다. 물에 빠졌더라면 벌타를 받고 4번째 샷으로 온그린을 노려야 했지만, 다행히 공은 개운 안에 있는 조그만 섬 모양의 러프에 멈췄다. 벌타를 면한 최경주는 59도 웨지로 세 번째 샷을 하고 공은 홀 1m에 멈췄다. 파 퍼트를 놓치지 않은 최경주는 박상현과 비겨 2차 연장으로 승부를 끌고 갔다.
큰 위기를 넘긴 최경주는 이어진 2차 연장에서 박상현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티샷이 잘 맞아 1차 연장 때보다 더 멀리 날아갔고, 홀까지 남은 거리는 198야드여서 5번 아이언으로 2온에 성공했다. 박상현의 티샷은 페어웨이 왼쪽 러프에 떨어졌고,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다. 박상현이 먼저 세 번째 샷을 시도했으나 홀을 지나쳐 약 3m 지점에 멈췄고, 최경주의 버디 퍼트는 홀 앞쪽 1m에 멈췄다. 박상현의 파 퍼트가 홀을 빗나갔고, 최경주는 파 퍼트를 넣어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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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뒤 최경주는 “꼭 우승하고 싶었고 간절했다. 이번 우승이 앞으로의 삶을 변화시킬 우승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의미를 부여한 뒤 “지금까지 많은 우승이 있었고 운도 따른 적이 있었지만, 오늘이 하이라이트인 것 같다”라고 18번홀에 나온 기적 같은 상황을 돌아보며 다시 한번 크게 웃었다.
23세의 나이로 프로가 돼 올해 31년째 활동 중인 최경주는 아들뻘 후배들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며 또 다른 기록에 도전한다.
이날도 KPGA 투어 통산 100번째 대회에 출전한 최경주는 PGA 투어에서도 통산 500경기 출전에 단 2경기만 남기고 있다.
50대 중반의 나이지만, 투어 활동을 멈출 계획이 없는 최경주는 꾸준한 운동과 관리를 주문했다.
그는 “아무래도 먹는 게 중요하다”라며 “음주하면 안 되고 잠을 잘 자야 하고 몸에 해가 되는 걸 피하면서 꾸준하게 운동해야 한다”라고 체력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에서 기분 좋은 우승을 차지한 최경주는 곧바로 미국으로 떠나 오는 23일부터 미국 미시건주 벤턴 하버의 하버타운 쇼어 리조트에서 열리는 PGA 챔피언스 투어 메이저 대회 시니어 PGA 챔피언십에 출전해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최경주는 “사실 챔피언스 투어도 쉽지 않은 무대”라며 “PGA 투어에서 한 해 2승을 한 적도 있지만, 상금랭킹 10위에 든 적이 없다. 올해는 상금랭킹 톱10에 드는 게 최종 목표다”라고 다짐했다.
인터뷰에 앞서 기자회견장에서는 최경주의 54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미니 축하파티가 열렸다. 최경주는 깜짝 생일파티에 활짝 웃으며 촛불을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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