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31범이 ‘또’…술 마시다가 이웃 살해, 이번엔 왜?[그해 오늘]

살인미수 출소 뒤 또 흉기 꺼내든 전과 31범
“건방지다”는 이유로 60대 이웃 살해
대법원, 징역 15년 확정 “부당하지 않다”
  • 등록 2024-07-10 오전 12:00:03

    수정 2024-07-10 오전 12:00:03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2022년 7월10일 밤 제주시의 한 편의점 앞 간이 테이블. 가족과 직장도 없이 홀로 기초생활수급자로 살던 부 모씨(67)는 1년 전부터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친하게 지내게 된 이웃인 강 모씨(64) 등 지인 3명과 함께 모처럼 술자리를 가졌다.

즐겁던 분위기는 오래 가지 못했다. 부 씨는 술을 마시다가 강 씨와 단둘이 남게 됐고 강 씨가 자신을 훈계하듯 말하면서 건방지게 군다고 생각했다. 이에 강 씨와 말다툼을 벌인 부 씨는 끝내 화를 참지 못한 듯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부 모씨(67)가 지난 2022년 7월11일 오전 1시쯤 강 모씨(64)를 살해한 제주시의 한 편의점 앞 간이 테이블. 사진=뉴스1
그가 향한 곳은 편의점에서 90m 거리에 있는 자신의 집이었다. 부엌에 있는 흉기를 챙기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11일 오전 1시쯤 흉기를 챙겨 들고 다시 술자리로 돌아온 부 씨는 곧바로 강 씨를 향해 흉기를 들이대며 “너 왜 그 따위로 행동하느냐”면서 따지기 시작했다.

이에 강 씨가 “뭐요”라고 답하자 부 씨는 순식간에 6차례에 걸쳐 흉기로 강씨를 찔렀다.

강 씨는 당일 오전 1시36분쯤 한 편의점 손님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시간도 채 안 돼 과다 출혈 등으로 사망했다.

범행 직후 술에 취한 채 오토바이를 타고 그대로 현장을 벗어났던 부 씨는 당일 오전 10시쯤 직접 경찰서에 찾아가 자수했다.

조사해 보니 그는 전과 31범이었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부 씨는 18살 때였던 1974년부터 징역형의 실형 10여 건을 포함해 모두 31건의 형사처벌을 받았다. 그중 폭력행위 관련 전과만 24건에 이른다.

21살 때인 1977년부터 복역과 출소를 반복하며 총 15년간 수용생활을 했음에도 그의 폭력적인 성향은 개선되지 않았고 오히려 흉기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악화됐다.

주요 사건을 보면 부 씨는 52살 때인 2008년 8월 식당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던 중 한 지인이 자신에게 반말을 했다는 이유로 차 안에 있던 흉기를 들고 와 해당 지인에게 휘둘러 전치 4주의 상해를 가한 일로 이듬해 1월 광주고등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6년 뒤인 2014년 2월에는 아파트 상가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시던 중 한 지인이 자신에게 기분 나쁜 말을 했다는 이유로 옷 안에 있던 흉기를 꺼내 해당 지인을 찔러 살해하려고 해 그해 6월 제주지방법원으로부터 징역 5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부 씨는 수용생활 중에도 자해를 하거나 재소자를 폭행해 수차례 금치 처분(독방 감금·가장 무거운 징벌)을 받았을 뿐 아니라 살인미수죄로 확정된 형의 집행이 종료된 지 불과 3년5개월 만에 다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르는 등 끝내 자숙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부 씨는 살인,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2022년 10월6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로부터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부 씨는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이유로, 검사는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는 이유로 각각 항소했는데,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형사부는 2023년 1월11일 부 씨에게 원심 보다 무거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사회적, 도덕적으로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점, 이 사건 살인 범행 당시 피해자가 느꼈을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고,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의 유족들로부터 용서를 받거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이 사건 살인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부 씨는 이 같은 항소심 판결에도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했으나 대법원은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상고 이유로 주장하는 정상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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