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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보다 2000원(2.84%) 오른 7만2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52주 신고가다. 전 거래일인 26일 7만300원에 거래를 마치며 1년 4개월 만에 7만전자를 회복한 데 이어 이제 ‘굳히기’에 들어간 것이다.
이날도 외국인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이날 4472억원 사들였다. 4거래일 연속 순매수다. 5월 전체 외국인이 사들인 삼성전자는 2조 3440억원으로 월별로 치면 1월부터 5개월 연속 매수우위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 상승의 핵심은 엔비디아의 재평가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세계 1위 엔비디아가 새로운 슈퍼컴퓨터 플랫폼을 공개했다. 엔비디아의 슈퍼컴퓨터 DGX GH200는 단일 그래픽 처리 장치(GPU) 역할을 할 수 있는 256개의 GH200 슈퍼칩을 결합해, 이전의 반도체보다 메모리가 약 100배에 달하는 시스템을 자랑한다. 젠슨 황 앤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DGX GH200 슈퍼컴퓨터에 대해 “생성형 AI, 대규모 언어 모델 및 추천 시스템은 현대 경제의 디지털 엔진”이라고 자신했다.
엔비디아가 AI 반도체를 바탕으로 반도체의 새 바람을 시도하자 국내외 반도체 관련 종목은 모두 재평가 받고 있다. 반도체의 슈퍼사이클이 도래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역대급 어닝쇼크를 발표하며 ‘감산’을 언급하며 반도체 업황 개선 시기를 당기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연초만 해도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선을 그어왔지만, 반도체 수요가 좀처럼 늘지 않는 가운데 재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업계 1위인 삼성전자도 감산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후 반도체 전반의 업황 개선이 이르면 2분기 말, 3분기 초부터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 싹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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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삼성전자가 업황 회복과 실적 개선이 나타나는 3분기 초에 8만원대에 올라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157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한 6402억원을 기록했지만, 이보다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3분기부터는 이익이 급증할 전망이다. 3분기 영업이익은 3조6757억원, 4분기는 5조5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CIO)은 “최근 주식시장은 성장성 있는 토픽에 쏠림현상이 나타나는데, 2차전지 뒤에는 AI 반도체로 보인다”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글로벌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 한, 7만원대에서 움직이다 섬머랠리와 함께 8만원대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물론, 최근 상승세가 AI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르는 만큼 소강상태를 맞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AI용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량 탓에 단기 주가의 되돌림 발생 가능성은 높다”면서도 “2분기 후반~3분기 초반을 지나면서 반도체 업종 주가가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은 유지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장주 삼성전자의 반등으로 코스피도 이날 상승 흐름을 탔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26.71포인트(1.04%) 오른 2585.52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2580선을 되찾은 것은 지난해 6월 10일(2595.87, 종가기준) 이후 약 1년 만이다.